[사설] 민주당 내 ‘개딸·혁신회의·명팔이’ 비판, 자성 계기 삼길

입력 2024-08-13 00:33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12일 회견을 열어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를 향해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과 결별하라고 요구했다. 또 강성 친이재명계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홍위병’으로 규정하며 해산을 촉구했다.

김 후보가 이런 말을 한 건 비단 그가 뒤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민주당은 총 17회 순회경선 중 16회를 마쳤는데 이 후보 89.2%, 김 후보 9.3% 득표율이라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셈이다. 그런데 이런 격차 자체가 당대표 후보군이 다양하지 못하고, 이 후보 1인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딸 언급도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개딸은 그간 누군가 이 후보한테 안 좋은 얘기를 하면 좌표를 찍어 문자폭탄을 날리고 ‘수박’으로 규정해 배척의 대상으로 몰곤 했다. 이번 전대에서도 개딸의 위세는 거셌고 김 후보가 여러 번 곤욕을 치렀다.

혁신회의도 전대에서 이 후보와 친명계 후보 지지에 나서면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엔 도당위원장 경선 후보들한테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질의서를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별도 회견에서 “당내 암 덩어리인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주장했는데, 혁신회의 같은 강성 친명계를 겨냥한 언급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대가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로 당내에서도 관심이 떨어진 건 이렇듯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과 ‘친명 최고위원 경연대회’처럼 경선이 치러지는 것과 무관치 않으리라 본다. 전대를 치르면 컨벤션 효과로 국민들 관심도 커지고, 당 쇄신 분위기도 강화되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걸 찾기 힘든 게 민주당의 전대다. 민주당 구성원들 스스로 지금의 전대 풍경을 돌아보고, 일극 체제와 특정 세력 쏠림 현상의 위험성을 자각해야 한다. 그런 게 특정인을 위한 당을 만드는 데 도움 될지 모르나, 다양성에 기반해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데에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이런 상태가 더 굳어지면 나중엔 바꾸려 해도 바꾸기 쉽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