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커머스(쇼핑) 실적 호조를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에 맞서 하반기에도 성장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거래액은 아직 답보 상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최저가 경쟁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으로는 중국 업체들을 이기기 어려워서다.
12일 네이버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커머스 매출액은 7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전 분기 대비 2.2% 성장했다. 다만 거래액(GMV)은 12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하는 데 그쳐 거래액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4분기 12조4000억원을 달성했지만 올해 1~2분기에는 이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중심의 커머스 매출이 2분기 206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8% 증가했다. 다만 1분기 대비로는 15% 감소해 성장세가 꺾였다. 카카오는 계절적 비수기를 이유로 들었지만 하반기 업황도 밝지만은 않다. 카카오는 내수 둔화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며 광고주들의 예산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는 이유로는 중국 커머스 업체 진출에 따른 영향을 들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가격 경쟁에서 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으로 전략을 바꿨다. 네이버는 기존 최저가 중심의 가격 비교에서 스마트스토어 내 네이버만의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피드(게시물) 형식으로 제공되는 개인화된 추천과 혜택을 도입해 원하는 브랜드를 쉽게 발견하고,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직관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키로 했다.
카카오 역시 개인화된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다. 쇼핑탭을 개편해 개인화된 쇼핑 큐레이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쇼핑하기, 쇼핑라이브 등 톡채널 메시지에서 이어지는 거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메시지 타겟팅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기존 모든 톡채널 친구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면 구매 이력과 개인화된 쇼핑 혜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선물하기’도 생일 중심에서 기념일 등으로 확장해 거래액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존 서비스의 개선에 불과하다며 목표주가를 낮추는 등 회의적 반응도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