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항일운동 중심지 수원서… 통일 염원 품은 퍼포먼스

입력 2024-08-14 03:07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이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라사랑 축제’에서 태극기를 들고 찬양곡 ‘저 성벽을 향해 전진하라’를 부르며 광복의 기쁨을 재현하고 있다. 극동방송 제공

극동방송 전국 어린이 합창단이 올해 광복 79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4 나라사랑 축제’를 펼쳤다. 이 행사는 다음세대에게 통일에 대한 소망을 일깨우고 이 땅에 통일이 이뤄지길 염원하며 2011년부터 매년 전국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 올해는 수원에서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원은 1919년 3월 1일 서울과 함께 만세운동이 최초로 시작된 지역 중 하나다. 2011년 보물로 지정된 방화수류정 부근에서 시작된 수원의 3·1운동은 종교인 농민 상인 학생 노동자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시민 저항운동이었다. 수원의 3·1운동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격렬하게 전개됐으며 전국적으로 3·1운동이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극동방송 전국 13개(서울 제주 대전 창원 목포 영동 포항 울산 부산 대구 광주 전남동부 전북) 지사의 700여명의 어린이 합창단은 민족 항일운동 중심지인 수원에서 대한민국의 태동부터 일제의 침략, 6·25전쟁의 상처, 이를 극복한 국민의 위대한 힘 그리고 통일을 향한 희망까지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감동적인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특히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릴 ‘나라사랑음악회’를 앞두고 그 감동을 수원 시민들에게 먼저 전하기 위한 ‘사전 공연(Pre-Concert)’ 형식으로 진행됐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이 공연은 어린이 합창단을 통해 수원 시민들에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고취시키기 위해 준비했다”며 “우리나라의 역사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하나님께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나라

2024 나라사랑축제는 신한대학교 태권도 시범단과 수도군단 군악대의 특별공연, 오프닝 연합곡 ‘아 대한민국’을 시작으로 1, 2부로 나뉘어 총 6개의 테마로 진행됐다. 첫 번째 ‘특별한 한국’ 테마에서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전통의상과 한국 민요 그리고 추억의 전래동요를 통해 한국의 미를 선보였다. ‘아리랑’ ‘나 같은 죄인 살리신&살아계신 주’ 찬양을 국악 선율에 맞춰 부채춤 상모돌리기 사물놀이 등의 퍼포먼스로 표현됐다.

두 번째 ‘미션’ 테마에서는 메마르고 가난했던 조선 땅에 선교사들이 뿌린 눈물의 씨앗이 오늘날 선진 대한민국으로 열매 맺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수원 화성 출신의 작곡가 홍난파의 ‘울 밑에 선 봉선화’ 곡에 맞춰 복음의 빛을 들고 한국을 찾아온 선교사들과 그들의 사역을 뮤지컬로 표현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세 번째 테마 ‘빛나는 아메리카’에서는 신앙의 자유를 향한 뜨거운 갈망으로 시작된 미국의 역사를 그려냈다. 1부의 마지막 곡으로는 ‘군가 메들리’를 함께 부르며 6·25 한국전쟁 당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젊은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기렸다.

2부 행사는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와 베토벤 교향곡 9번에 삽입된 ‘기뻐하며 경배하세’ 곡을 메들리로 힘차게 부르며 시작됐다.

네 번째 테마 ‘한국을 기억하라’에서는 대한민국 광복의 역사를 다뤘다. 어린이 합창단은 ‘저 성벽을 향해 전진하라&내 주는 강한 성이요’ ‘독립군 애국가’를 부르며 대한독립만세와 함께 광복의 기쁨을 재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섯 번째 ‘빛나는 한국’ 테마와 여섯 번째 ‘자유 그리고 평화’ 테마에서는 대한민국의 도약과 성장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며 영원한 자유를 위한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했다. 특히 어린이 합창단은 ‘통일 아리랑’ 곡을 통해 남과 북이 하나되는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표현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마지막은 한국 합창계의 거장 박신화 전 이화여대 교수의 지휘 아래 전체 연합 어린이 합창단이 관객들과 함께 ‘할렐루야’를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서울극동방송 정은택(13) 어린이 합창단 단원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전국의 모든 단원이 올해는 더 열심히 연습했다. 연습을 할수록 하나님께서 우리 단원들에게 힘과 능력을 더해 주신 것 같다”며 “올해 졸업반인데 합창단에서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오는 23일 미국 케네디 센터에서 있을 마지막 ‘나라사랑음악회’ 공연도 잘 하고 오겠다”고 전했다.

워싱턴D.C. 케네디센터 공연

이날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이 선사한 감동은 23일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리는 ‘나라사랑음악회’로 이어진다. 하루 전인 22일에는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합창단은 피로 얻은 자유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고 참전 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는 특별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은 1991년에 설립돼 다음세대에게 기독교적 세계관과 비전을 심어주고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활동해 왔다. 합창단은 국내를 비롯해 백악관, UN, 세계침례교 총회 등 주요 국제기관에서도 찬양으로 복음을 전파하며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 사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맹주완 사장은 “700여명의 극동방송 전국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공연을 통해 애국심을 키우고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며 “이 감동이 오는 23일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되는 ‘나라사랑 음악회’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