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장미란’ 박혜정(고양시청)이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급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단의 대회 마지막 메달을 장식했다. 박혜정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윤진희 이후 8년 만에 한국 역도에 메달을 안겼다.
박혜정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으로 합계 299㎏을 들어 올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박혜정은 이번 대회 역도 종목에서 유일하게 메달을 딴 한국 선수가 됐다. 한국 역도는 ‘노메달’에 그쳤던 2020 도쿄 대회의 아쉬움을 떨쳐냈다. 금메달은 최중량급 최강자로 군림 중인 리원원(중국)에게 돌아갔다. 리원원은 합계 309㎏(인상 136㎏·용상 173㎏)을 들어올렸다.
박혜정은 이날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썼다. 합계 299㎏을 달성한 박혜정은 지난 4월 자신이 세웠던 여자 최중량급 한국 기록(296㎏)을 다시 한번 넘어섰다.
박혜정은 중학교 1학년 때 바벨을 잡았다. 현역 시절 세계 역도계를 주름잡았던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활약을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박혜정은 2019 아시아유스·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55㎏을 들어 장 차관의 고교 시절 기록(235㎏)을 넘어서면서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박혜정은 지난해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89㎏의 기록으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장 차관도 현역 시절 이루지 못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또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장 차관 이후 끊긴 역도 금맥을 13년 만에 이었다.
생애 처음 출전한 파리올림픽 무대에선 장 차관처럼 은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장 차관은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서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박혜정은 “LA올림픽이 열리는 2028년에는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