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지역 순회 경선을 모두 마쳤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는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유지하며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최고위원 경선은 지역 순회 경선을 거듭할수록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판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서울에서 마지막 경선을 치른 뒤 이튿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1일 치러진 대전·세종 지역 경선에서 이 후보는 9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지역 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이 89.21%에 달한다. 이 후보는 경선 직후 “예상 외의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한편으로는 아주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 21만명 규모의 서울 지역 권리당원 투표와 ARS 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 등이 남아 있지만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김두관 후보가 이날 연설에서 이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주장을 거론하며 “왜 부자 감세에 동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당원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리 당의 미래가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후보 8명 중 5명을 뽑은 최고위원 경선은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가 초반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 후보가 측면 지원한 김민석 후보가 이후 당원들의 집중적인 지지를 받으며 정 후보를 제친 뒤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18.03%) 정봉주(15.63%) 김병주(14.02%) 한준호(13.66%) 이언주(11.56%) 전현희(11.54%) 민형배(10.53%) 강선우(5.03%) 후보 순이다.
특히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정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비판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가) 이 후보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며 정 후보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정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일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부 당원을 중심으로 정 후보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 후보는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저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며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는 “저에 대한 거짓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동지들의 모함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는 “대표를 흔들지 말고 당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 누가 되든 당을 흔들면 때리겠다”며 정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