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관리형 인사… 검찰 주요 요직 거쳐

입력 2024-08-12 00:22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지명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검찰 내 ‘엘리트 기획통’으로 꼽히는 심 후보자는 “검찰의 사명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탁된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은 기획 분야에 특히 강점이 있는 ‘기획통’ 검사로 분류된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검찰 수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방점이 찍힌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심 후보자는 11일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시기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 등 특별수사 그룹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법무부 검찰과장·국장 등 검찰인사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주현 민정수석과 2007년과 2014년 법무부 검찰국에서 함께 근무했다. 검찰 동기 중 2019년 가장 먼저 검사장에 승진하는 등 줄곧 선두주자를 달렸다.

대표적 ‘특수통’ 그룹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나 이원석 검찰총장 등과 갈등을 겪었던 윤 대통령으로서 수사보다는 관리형 인사를 차기 총장으로 지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변 없는 결과로 보인다.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형사1부장으로 3개월 정도 호흡을 맞췄다. 심 후보자는 취임 후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의에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야권 등 정치권 공세에 검찰 조직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법무부 소속으로 국회 대응 경험이 많은 심 후보자가 후보들 중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려운 수사를 풀어내고 관리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후보자는 2018년 10월 신설된 ‘검사 선서’ 제정에 실무자로 참여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초임 검사들이 임관할 때 낭독하는 선서문의 초안을 만드는 작업을 맡았다고 한다. 선서에는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등 다짐이 담긴다.

그는 이날 야권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 있기에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청 폐지 법안과 관련해선 “정의가 지켜지려면 시스템이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수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수사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심 후보자는 ‘김 여사 조사 특혜 논란’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민 김재환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