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전쟁의 화약고’인 동시에 ‘문화적 화약고’이기도 하다. LGBTQ로 통칭되는 동성애 문화를 비롯해 각종 미디어의 옷을 입고 표출되는 문화적 콘텐츠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다. 삶을 지탱해주는 잣대가 휘청거리는 시대다. 크리스천으로서는 기독교 세계관의 함양이 절실한 때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세계관 교육 기관인 콜슨센터(Colson Center)에서 10년 넘게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치고 전파하는 윌리엄 브라운(사진) 박사를 지난 7일 줌(Zoom)으로 만났다.
크리스천이 기독교 세계관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뭘까. 브라운 박사는 “(기독교 세계관뿐 아니라) 모든 세계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세계관은 우리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다른 관점과 비교·대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체로 자연주의·초월주의·유신론적 세계관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관은 통상 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범주가 갈라진다. ①모든 것은 어디로부터 왔는가(기원) ②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삶의 의미·목적) ③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도덕성) ④우리는 죽으면 어떻게 되며 어디로 향하는가(운명) 등이 그것이다. 즉 유신론적(기독교적) 세계관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이며 특별한 목적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하나님(성경)이 판단하는 옳고 그름을 따르며 죽음 뒤에는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하거나 분리(천국과 지옥)되는 것이다.
브라운 박사는 ‘문화적 화약고’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는 “문화적 화약고는 세계관이 쉽게 충돌하는 곳을 뜻한다. 보통 도덕성과 같은 영역에서 서로 충돌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무신론자 중 대다수는 누군가가 자신의 성적 취향이나 결혼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상관없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궁극적으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브라운 박사는 “반면 우리 기독교인은 성이나 결혼 등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이를 중요하다고 여긴다”면서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한 지침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독교와 상반되는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브라운 박사는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따르는 것이지 시대 조류와 문화를 따르는 무신론자를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무신론자들이 기독교인을 적이라고 여기지 않도록 이 같은 문화적 화약고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박사는 “여러 화약이 터지는 상황 속에서 크리스천은 ‘괴로워하면서도(distressed)’ 이들과 ‘관계 맺는(engage)’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들(다른 세계관의 소유자들) 또한 우리의 적이 아니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이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적(enemy)의 희생자다. 우리는 쓰라린 마음을 품으면서도 그들을 연민과 보살핌으로 대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게 행동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