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안디옥교회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세워진 최초의 교회로, 다양한 민족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예배드린 곳이다. 이 교회는 바나바와 바울을 파송해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중심지가 됐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안디옥성결교회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영혼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선교적 공동체다. 교회 이름 앞에는 ‘삶의 현장이 사도행전인 안디옥교회’라는 표어가 함께 붙는데 이는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최근 목양실에서 만난 홍석영(53) 목사는 “교회의 핵심 사역은 안디옥월드미셔너리저니(Antioch World Missionary Journey·AWMJ) 선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세계 선교”라고 말했다.
21년간 205개국 교계 지도자 ‘회복’
안디옥성결교회 신화석 원로 목사가 2003년 12월 출범시킨 AWMJ는 247개국을 목표로 각 나라의 기독교연합회 임원, 교단 및 신학대학교 학장, 선교 단체 대표 등 최고지도자들을 만나 가르치며 교회의 순기능을 회복시키는 사역이다. 21년간 방문한 국가만 205개국에 이른다.
홍 목사는 “여러 국가를 방문해 많은 지도자를 만나봤지만 성경 1독을 하지 않은 목회자가 70%를 넘었다”고 회고했다. “교회의 순기능 회복이란 지도들이 먼저 매일 규칙적으로 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가정을 잘 섬기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이렇게 살아갈 때 교회 공동체가 살아나고 더 나아가 사회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대양 6대주에서 대륙별 코디네이터 선교사들과 국가별 기독교 지도자들이 연합해 사역을 이루어가는 AWMJ 선교는 안디옥성결교회의 존재 목적이자 신앙생활의 중심이다.
교회는 중·고등부부터 청년, 장년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선교 비전을 꿈꾼다. 가정교회로 구성된 소그룹 공동체 이름을 AWMJ가 앞으로 방문할 선교지 국가의 이름으로 짓고 그 나라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며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홍 목사는 “앞으로 방문하게 될 AWMJ 사역지는 국가 주도의 극심한 박해를 받는 지역이다. 그러나 성도들과 함께 중보하며 계속해서 비자 발급과 현지 사역의 문이 열리도록 기도하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건 훈련 기초 위에 세워지는 직분자
홍 목사는 1999년 안디옥성결교회에 파트타임으로 부임해 다음세대와 대학청년부를 담당했다. 이후 약 5년간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부목사로 섬긴 뒤 2020년 2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그는 “중학생 시절 성경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누구에게 물어봐도 답을 듣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내가 크면 성경 교사가 돼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을 다니던 중 목회자의 길을 더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표를 내고 신학교에 편입했다”고 회고했다.
홍 목사는 자신의 신앙 경험을 바탕으로 AWMJ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사역인 말씀 읽기와 성경 공부를 교회에 접목해 개인의 경건 생활 훈련을 통한 건강한 성도를 세우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성경을 읽는 데 있어 장 수를 채운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한 문단을 읽어도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깨닫고 그분의 뜻 앞에 스스로 결단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씀으로 잘 양육받은 평신도들은 지도자로 세워져 교회 사역의 주체가 된다.
직분자도 경건 훈련의 기초 위에 세워진다. 집사로 임명받기 위해선 6개월간 집사 학교를 수료해야 할 뿐 아니라 주일성수와 십일조, 1년에 성경 1독, 전도 1명, 봉사, 십일조, 가정 잘 섬기기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직분자로 세워지지 못한다. 권사와 장로가 되기 위한 조건은 더욱 까다롭고 엄격하다.
홍 목사는 “가장 빨리 집사가 된 사람은 3년, 늦게는 10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철저하게 검증된 직분자를 세우기 때문에 임직식 날은 온 성도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찬 잔칫날이 된다”고 설명했다.
목회자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교회
평신도들이 주체가 돼 사역의 대부분을 감당함에 따라 목회자들은 성경 연구와 설교 준비에 집중해 더욱 깊이 있는 말씀을 전한다. 교회는 부목사의 집무실도 넓은 1인실로 구성해 각자의 공간에서 묵상하고 말씀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 목회자들은 독서주간을 정해 각자 선정한 책을 읽고 나누며 서로의 영적 성장을 도모한다.
홍 목사는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성도들도 성장한다고 믿기에 목회자들도 성도들에게 바른 말씀과 교리를 가르치기 위한 말씀 연구와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바울이 이방 지역에 교회가 세워졌을 때, 소아시아 지역의 교회를 순회하며 말씀으로 강건하게 세웠던 것처럼 홍 목사는 앞으로도 AWMJ를 통해 각 대륙의 지도자들을 말씀으로 세우는 사역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사역의 일환으로 오는 26일 전라남도 신안군 영해리트릿빌리지에서는 AWMJ 선교를 위해 함께 사역하고 헌신한 각 대륙의 디렉터 선교사들과 국내 유수 신학교의 선교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6차 안디옥 선교포럼을 개최한다. 홍 목사는 “이번 포럼을 통해 선교의 열매가 맺혀질 것들을 기대하며 AWMJ 사역에 한국교회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양=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