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위기 돌파… 카톡·AI 남기고 비핵심 사업 정리한다

입력 2024-08-09 02:12

총수 구속 기소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커머스 사업을 앞세워 2분기 안정적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향후 주력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비주력 사업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 2조49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8.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1% 늘었다.

경영 위기 속에도 호실적을 이끈 건 카카오톡 기반 사업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하는 톡비즈를 포함한 플랫폼 부문에서 전년보다 10% 증가한 95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톡비즈 매출은 5139억원이었다. 톡비즈 중 비즈보드, 카카오톡채널 등의 광고형 매출은 30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었다. 카카오톡이 2분기 기준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 4893만명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한 영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이 포함된 기타 플랫폼 매출은 18% 증가한 353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주요 사업축인 콘텐츠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었다. 특히 스토리 매출은 일본 웹툰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픽코마의 전략적 마케팅 확대 영향으로 7% 감소했다.


카카오는 AI 수익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 혁신을 통한 수익화 가능성을 적극 탐색하겠다”며 “하반기에는 카카오만의 강점인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AI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AI 서비스를 기존 카카오톡과 별도의 앱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비핵심 사업의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이나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VX, SM엔터테인먼트 등의 자회사 수십개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카카오 측은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진 데 대해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