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피겨팀이 왜 파리올림픽에? 가장 따뜻한 시상대 올랐다

입력 2024-08-09 01:23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딴 미국 대표팀(오른쪽)과 은메달의 일본 대표팀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 마련된 챔피언스파크에서 특별 시상식을 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파리에서 동계올림픽 종목인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파동으로 경기 결과가 바뀌면서 2위였던 미국 대표팀은 2년여 만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챔피언스파크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메달 수여식을 진행했다. 에펠탑 아래 1만3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특별 시상식에선 미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일본 대표팀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미국과 일본 대표팀은 2022 베이징 대회 피겨 단체전에서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으나 당시 1위를 기록했던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도핑 의혹으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IOC는 발리예바가 도핑 양성을 보이자 단체전 메달 수여식을 무기한 연기하고 해당 종목 최종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은 IOC 반도핑 규정에 따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회부됐다. 결과가 나오는 데 2년이 걸렸다. CAS는 올해 1월 발리예바에게 4년간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CAS의 결정에 따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발리예바가 뛰었던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0점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대회 당시 2, 3위였던 미국과 일본의 순위가 한 계단씩 오르게 됐다. 다만 ROC는 발리예바의 점수가 0점이 됐음에도 54점을 기록해 캐나다(53점)에 앞서 3위에 올랐다.

베이징 대회 폐막 이후 2년6개월 만에 열린 시상식에는 미국 피겨 남자 싱글 네이선 첸을 비롯해 빈센트 저우, 캐런 첸 등 단체전 출전 선수 전원이 참석했다. 일본은 여자 싱글 에이스 사카모토 가오리, 차세대 남자 싱글 간판 가기야마 유마 등이 자리했다. 다만 은퇴를 선언한 남자 싱글 우노 쇼마는 불참했다. ROC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징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