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인사들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향해 맹공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 중부의 평범한 가장’ ‘쾌활한 옆집 아저씨’ 등 월즈 주지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확산되자 네거티브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월즈 주지사가 군 경력을 미화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 2건을 소개했다. 월즈가 2005년 이라크 파병 전 공직에 출마하려고 자신의 부대를 저버리고 전역했다는 내용이다. 미 82공수사단 출신의 보수 팟캐스트 진행자 댄 홀러웨이는 ‘부대를 버린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제목의 뉴스위크 기고에서 “부하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는 선거에 출마하려고 부하들을 버렸다. 이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다가 불편해지면 버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J 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경합주 미시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밴스 의원은 “국가로부터 이라크로 가라는 부름을 받았을 때 월즈는 전역했다”며 “이라크 파병을 위해 부대를 준비시키고 끝까지 (병사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다음 실제로 가야 할 때 중도 포기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월즈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부통령 지명은) 충격적이다. 그는 버니 샌더스보다 더 좌파로 이 나라가 공산주의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캠프와 지지자들은 월즈를 ‘탐폰(생리용품) 팀’으로 부른다”며 월즈가 모든 공립학교 화장실에 무료 생리대를 비치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를 지원하는 슈퍼팩 마가(MAGA)는 월즈의 ‘트럼프는 이상하다’ 구호를 차용해 “남자 화장실에 생리대를 비치하도록 요구하는 법안과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것보다 더 이상한 일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로 월즈가 확정된 것에 환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월즈가 전날 러닝메이트로 발표된 이후 틱톡의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4300만건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소셜미디어에서 월즈를 ‘모두의 중서부 아빠’로 칭송하는 밈이 넘쳐났다”며 밴스가 해리스를 겨냥한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 발언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분노와 조롱에 직면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캠프는 부통령 후보 지명 이후 24시간 만에 3600만 달러(495억원)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월즈는 민주·공화 양당의 정·부통령 후보 4명 가운데 순자산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월즈 부부의 순자산이 100만 달러(13억7600만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유 주식도, 집도 없는 월즈는 재산이 교원연금, 대학 학자금 저축, 종신보험 등에 한정돼 있다.
해리스 부부의 자산 규모는 360만~736만 달러(49억5600만~101억3300만원)로 알려졌다. 밴스의 순자산은 430만~1070만 달러(59억2100만∼147억3400만원), 트럼프는 57억 달러(7조8490억원)에 달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