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군포 한무리교회(백광흠 목사)는 고립·은둔 청년의 아지트다. 마음 문을 닫고 외부와 접촉을 끊은 젊은이들이 유일하게 속 마음을 터놓는 곳이기 때문이다. 5년 전 사역을 시작한 백광흠 목사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앙 공동체인 교회가 이들과 동행하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사역을 시작했다”며 “일대일 상담을 하거나 함께 모임을 가지면서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무리교회는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 청년프로젝트 ‘하이’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NCCK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청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교회나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한무리교회를 비롯해 12개팀이 통일·기후위기·경제·마음돌봄 등의 분야에서 청년들과 관련된 사역을 진행 중이다.
NCCK 후원을 받은 한무리교회는 함께하는교회(유병욱 목사)와 함께 기존 사역을 더 정교하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방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는 청년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안부편지를 작성해 친밀함을 유지한다. 만남을 원하는 청년과는 커뮤니티를 구성해 함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등 조금씩 세상 밖으로 인도한다.
백 목사는 “세상과 담을 쌓았던 한 청년은 회복 후 현재 교회에서 자신과 같은 청년을 돕는 일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청년은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등 사역의 열매를 맺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경쟁사회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청년들에게 ‘늦어도 괜찮다, 우리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NCCK가 선정한 또 다른 교회 중 하나인 새날교회(이지우 전도사)는 성남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소장 김은영)와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돕고 있다. 쉼터를 나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과 자조 모임을 여는 것이다. 쉼터를 벗어난 아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외로움이라는 판단에 모임을 이어가면서 든든한 안식처를 자처하고 있다.
김은영 쉼터 소장은 “함께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휴직 질병 등으로 갑자기 큰돈이 들어갈 때 지원금을 보내는 등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기특한 아이들이 언제든지 도움을 청할 곳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밖에도 고기교회, 비전유니피케이션, 부천YWCA 등이 NCCK 후원으로 청년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연말 최종 보고회를 열어 사역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