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담대하게 거침없이

입력 2024-08-10 03:03 수정 2024-08-10 06:38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직전 주신 말씀인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28장 31절에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라는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난 건가’라는 강한 느낌을 받습니다. 사실 바울의 복음 전파는 역사적으로도 여기서 끝나진 않습니다. 한번 사도행전에서 이 장엄한 복음이 전파되는 과정을 정리해봅시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으로 시작하고 오순절에 예루살렘에서 3000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유대인 중에 믿는 자 수만 명이 있으니 다 율법에 열성을 가진 자라.”(행 21:20) 결국 수만 명이 믿었습니다.

로마 황제 카이저도 복음을 잠잠케하지 못했고 스데반이 돌에 맞아 순교했는데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강도와 추위, 유라굴로라는 살인적인 광풍과 40인의 암살단의 추격에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법정에서는 계속 무죄선고를 받았고 그 과정 가운데 복음은 더욱 흘러갔다고 기록합니다. 심지어 8장에서 전도자 빌립은 마술사 시몬보다 능력이 우월했고 13장에서는 바울이 마법사 엘루마를 패배시켰습니다.

그리고 오늘 28장을 살펴볼까요. 바울이 장작을 한 무더기 모아다가 불에 넣었는데, 뜨거운 불 때문에 독사가 튀어나와 손을 물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그들은 바울을 신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사도행전의 목적은 ‘땅끝까지 가게 함’입니다. 바울을 영웅으로 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저자 누가의 목적은 예수님의 명령대로 바로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땅끝까지 가는 것에 있습니다.

사도행전 1장 8절 ‘너희’를 지칭하는 건 바로 사도들입니다. 그리고 사도들의 임무는 바로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는 것인데, 바울이 계속 로마로 가고자 했던 이유도 이 사명과 직결돼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땅끝은 어디였을까요. 바로 로마입니다. 유대인들에게 로마는 원수이지요. 그들이 회개하고 천국 백성이 된다고 생각을 절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령님은 바울이 로마로 가게 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떠한 박해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바로 교회의 사명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라고 하셨기에 우리는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제재받을 필요도 흔들리거나 망설일 필요도 없습니다. 주님께서 여기까지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의 결말은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사도들의 사명은 마무리됐고 이제 역사 속에서 주님 오실 날까지 교회는 계속 세워집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시는 것은 믿는 자들에게는 영광의 날이요 최후 승리의 날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퍅해지고 있습니다. 땅끝에서 구원받을 마지막 한 영혼이 돌아오는 날 우리 주님은 오실 것입니다. 그 마지막 한 명을 찾아내는 성도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 마지막 한 영혼을 인도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희정 목사(인천평강교회)

◇박희정 목사는 CCM ‘그 사랑’ ‘주님의 임재 앞에서’ 등의 찬양으로 잘 알려진 찬양사역자입니다. 2019년 인천평강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지역과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