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안경을 낀 꼬마 여자아이가 교회 목사인 아빠의 가슴에 손을 대고 축복기도를 한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 아빠 주일날 설교 잘하게 하시고 능력을 주씨옵쏘써… 살아계시고 역사하시고 능력이 많으시고 지혜를 허락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해당 영상은 지난 5월 말 인스타그램 ‘하은이네 무릎학교’에 올라왔다. 영상 속 주인공은 전남 목포에 사는 손하은(7)양인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아빠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배 안 아프고 설사 똥도 안 하고 멋진 똥 싸고… 제가 계속 주물러 주면 힘드니까 어깨도 건강하게 해주씨옵쏘써.”
동사에 특유의 강세를 살려 “주씨옵쏘써”라고 외치며 어른스럽게 기도하는 하은양의 모습은 인스타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이 올라온 지 두 달이 조금 넘은 7일 현재 조회수는 110만회를 넘었고 3만개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네티즌은 “어떻게 꼬마 아가씨가 권사님처럼 기도하죠?” “부모님이 기도하는 거 보고 자랐나봐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하은양의 아빠는 2021년부터 전남 목포사랑의교회(백동조 목사)에서 초등부를 담당하는 손수영(42) 목사다. 손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가정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 기도해주는 문화가 있다. 아이가 엄마 아빠처럼 기도하는 스타일에 웃음도 나지만 기도대로 응답해주실 것 같다는 믿음도 생긴다”고 말했다.
‘하은이네 무릎학교’는 하은양 엄마인 이정훈(37) 사모가 운영하는 계정으로 가정 신앙교육 관련 영상 콘텐츠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이 사모는 “신앙교육은 훈육의 일종이 아니라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방법대로 살아가도록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