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가장 만나고 싶어”… 민주 최고위원 4·5위는 ‘4파전’ 양상

입력 2024-08-07 01:22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승기를 굳힌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6일 SBS가 주최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군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당대표였던 지난 4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민생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금 상황이 너무 엄혹하고 특히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이를 어떻게 타개할지, 꽉 막힌 대결 정국을 어떻게 해결할지 만나서 진지하게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같은 질문에 김두관 후보는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를, 김지수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각각 꼽았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재명 독주에 대한 우려도 거듭 제기됐다. 김 후보는 “김대중·노무현의 길을 가면 대선에 승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그 길을 가면 좋겠는데 이 후보의 리더십이 그것과 거리가 멀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최대한 지평을 넓혀 집권의 길을 가야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잘 받아 장점을 취하는 게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일까지 치러진 전국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86.97%를 기록해 연임에 바짝 다가섰다.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는 5등 싸움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권리당원 온라인투표에서 누적 17.58%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민석 후보는 지도부 입성이 유력하다. 1인 2표제여서 다른 후보들도 한 표는 1등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까지 남은 기간 다른 후보들이 김 후보 선거운동을 대신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 3위에 오른 정봉주·한준호 후보 역시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돌을 던지면 서서 맞고 죽으라면 길 위에서 죽겠다”며 “(의원) 배지도 없고 ‘빽’도 없지만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에서 최소한 최고위원이라는 지위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최대호 안양시장에 이어 이날 민주당청년게임플레이어당원모임 지지선언을 끌어내며 굳히기에 나섰다.

관심은 남은 두 자리에 쏠리고 있다. 4~7위 후보들의 누적 득표율 차가 1% 포인트대로 촘촘하게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전현희·이언주 후보는 여성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수도권에 정치적 기반을 둔 3선 중진 의원인 만큼 막판 스퍼트를 내는 분위기다. 민형배 후보는 유일한 호남 후보임을, 김병주 후보는 민주당계 정당에 드문 군 출신이라는 전문성을 앞세우고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