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세상 모든 일을 예수 중심으로 보며 평안 누려

입력 2024-08-10 03:01 수정 2024-08-10 07:26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엡 1:22)


중학생 때 수련회에서 은혜를 받아 일생 목사가 되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어린 믿음이었기에 걸림돌이 생겼다. 바로 예배당 피뢰침이었다. ‘왜 예배당 종탑에 피뢰침이 있을까. 교회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종탑만 신성시해 보호하려는 것일까.’ 약도 문제였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되는데 왜 기도하고 약을 먹을까.’ 선배들에게 물으니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번개가 있으니 피뢰침이 있는 거지.” 조금 전까지 성경을 말하다가 막히니 상식에 호소했다.

세월이 흘러 어떤 기독교 철학자의 책을 보았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에는 많은 영역이 있고 그 영역마다 고유 법칙이 있으며 모든 영역의 중심이 그리스도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앙의 법칙으로 물리나 생물 영역을 설명하는 것은 영역 주권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를 믿는다고 하지만 관념적으로만 생각한 것 같다. 천지 창조를 믿으면서도 십자가 탑과 피뢰침의 관계에서 피뢰침을 창조 영역에서 제외한 것 같다. 만물의 하나님이라 하면서 나에게는 십자가 탑의 하나님이실 뿐 피뢰침의 하나님 영역이 아니었던 셈이다.

나의 질문은 개별 영역 주권과 모든 영역의 주권자로 이어졌다. 모든 영역의 주권자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하나님은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복종하게 하셨다.”(엡 1:22) 그분의 발아래 있는 것은 만물이다. 그분은 지상 사역에서 귀신을 쫓아내시고 모든 병을 고쳐주셨다. 그분이 명령하시자 바다의 풍랑도 순종했다. 그분은 위정자들도 세우시고 폐하신다. 적그리스도도 그리스도의 발아래 있다. 그리스도가 역사의 크고 작은 일에 주권을 행사하신다.

또한 만물의 주관자인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주셨다.”(엡 1:22) 그분은 만물과의 관계에서는 만물을 발아래 두시지만 교회와의 관계에서는 교회를 몸으로 여기신다. 그분은 교회를 온전하게 하신다.(엡 1:23) 교회가 환란에 처해 있으면 그분은 절대 모른 체하거나 손을 놓지 않으신다.

만물은 그의 발아래 있다. 그리스도께서 만물을 통치하신다. 피뢰침이 있는 교회 건물도 그의 발아래 있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도 그의 발아래 있다. 세상의 어떤 사건도, 어떤 학문이나 문화나 예술도, 현재 이해 불가한 과학적 난제도 그리스도의 발아래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하면서 평안을 누린다.

<약력> △해길사역연구원장 △개신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