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수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병약했던 화니 제인 크로스’로 불렸던 아이작 와츠 박사는 9000편 이상의 찬송시를 썼습니다. 걸어 다니는 병원이라 할 만큼 많은 병을 가지고 있었던 장 칼뱅은 16세기 대표적인 종교개혁을 이끌었습니다. 보지 못하게 된 존 밀턴은 ‘실낙원’을 썼습니다. 옥중에 갇힌 존 번연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 ‘천로역정’을 집필했습니다.
사도 바울도 육체의 가시를 지닌 자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자기가 가진 연약함 때문에 낙오되고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고 승리자가 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약할 때 더욱 주를 의뢰하고 온전해지기를 원하십니다.
민경배 박사가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에 연재하며 등에 파편을 맞았던 내용을 썼습니다. “1950년 7월 2일 아침. 교회 가던 길 공습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지만 등에 파편 두 개가 박히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이 파편은 이후 내 삶에서 번번이 출현했다. 한번은 무슨 일로 병원에서 MRI 검사를 하려는데 검사대에 누우니 그 파편이 느껴지면서 살을 찢는 듯한 고통이 다가왔다. 외국 여행을 갈 때도 공항에서 가끔 문제가 된다.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 있는데 척추와 너무 가까워 위험해 뽑아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하나님께 감사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파편이 어찌 척추나 머리에 박히지 않았을까. 이런 상황을 겪으며 하나님의 보호를 느끼게 된다.”
저도, 여러분에게도 가시가 있습니다. 가시는 약점입니다. 바울이 받았다는 이 가시는 지금까지 많은 추측이 있었는데 마귀의 공격(마르틴 루터), 음욕을 일으키는 것(토마스 아퀴나스), 반대파의 공격(크리소스톰), 히스테리나 우울증(바르톨리누스), 두통(제롬, 터툴리안), 간질(라이트푸트), 말라리아(램지), 안질(파렐) 등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 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건 간질과 말라리아와 안질입니다.
이런 육체의 가시를 바울은 사탄의 사자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바울이 세 번이나 기도했는데도 하나님께서는 기도한 대로 육체의 병을 고쳐 주지 않으시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거절하셨습니다. 신학자 뱅겔은 이 말씀을 “직접 표현된 가장 은혜로운 거절”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바울은 타인의 병을 고치고 귀신도 내쫓았고 심지어 죽은 자도 살렸습니다. 그러나 자기 병을 고치지는 못했습니다. 그 속엔 깊은 하나님의 영적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바울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주신 은혜가 충분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바울이 가진 연약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능력이 그에게 머물고 그를 온전케 하실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나에게 가혹하고 힘겨운 상황이 주어졌다고 절망하지 마시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온전케 될 것을 믿고 하나님의 능력을 자랑하고 도리어 크게 기뻐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임대운 목사(서울 동작구 왕성교회 원로)
◇임대운 목사는 은퇴 후에도 성경적 가치관을 통해 매일 교회와 국가, 민족을 위해 무릎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