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조롱·혼돈·해체로 얼룩진 올림픽… 파리의 수준 이 정도인가

입력 2024-08-07 03:06
미국 출신 영국의 전 프로 킥복싱 선수이며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인 앤드류 테이트가 드래그퀸(여장남자) 쇼로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초래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과 이를 패러디한 사진을 붙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특정 종교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EPA연합뉴스

나는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예술적 영역이라 하더라도 이건 너무 악의적이다. 프랑스의 전통이나 인류의 사랑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괴기스럽게 반기독교적 의도를 드러냈다. 이게 유럽의 수준이고 파리의 수준이란 말인가.

프랑스 언론인 에릭 제무르는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책에서 “68혁명 이후 프랑스는 이슬람, 동성애 등의 문제로 자살의 길을 걷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68혁명은 1968년 ‘금지하는 모든 것을 금지한다’는 구호 아래 정치, 사회, 성적(性的) 금기 등 인간의 삶을 구속하고 있는 모든 것을 깨뜨려야 한다는 문화운동이었다.

68혁명 이데올로기는 영국과 미국에도 흘러가 낙태, 이슬람, 동성애 등 반(反) 기독교적 사상이 번져가는 통로가 됐다. 그런 문화사적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프랑스의 자살로 명칭되는 혼돈과 해체, 조롱과 파멸의 음습하고 기괴한 사상과 정신의 실체를 보는 듯한 충격적 사건이었다.

특히 드래그퀸(여장을 한 남성) 복장의 참가자들이 ‘최후의 만찬’을 흉내내는 듯한 퍼포먼스는 반동성애 운동에 최전선에 서 있는 기독교에 대한 저항과 조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개회식 성화 봉송 도중 남성 동성애자 3명이 서로 포옹하는 장면을 노출시키며 성 정체성 해체와 동성애 미화의 의도를 명확하게 표출했다.

올림픽 개막식 이후에 전 세계의 종교 지도자와 기독교인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뒤늦게야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 사과를 하고, IOC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파리 올림픽 개회식 동영상을 삭제했다.

XY염색체(남성염색체)를 가진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가 지난 1일(현지시간) 2024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 출전해 안젤라 카리니(26·이탈리아)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 카리니는 경기시작 46초만에 기권을 선언했다. IOC는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정해 남성 유전적 특징을 가진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복싱 여자 66㎏급 경기에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사실상 남자의 신체를 가진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 선수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성으로 정하고 여성 부문에 출전해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마네 칼리프 선수는 XY염색체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로 국제복싱협회에서 ‘여자 선수’ 자격이 박탈되었던 이력이 있다. 그런데도 이번 프랑스 올림픽에서는 성별 규정을 여권상 성별로 허용해 이 선수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부 경기에 출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했던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는 경기가 시작되고 주먹을 한 대 맞은 후 46초만에 기권하고 억울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다. 조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며 분노를 표출했고, 해리 포터의 작가인 JK 롤링은 경기 중 “남자가 공공장소에서 여자를 때리는 것이 왜 괜찮은지 설명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는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가장 빨리 이룩한 나라이다. 프랑스 혁명으로 형성된 ‘자유 평등 박애’라는 국가적 이념에 뿌리를 두고 인권과 평등을 중시하며 헌법과 법률에 의해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성향이 너무 진보적이라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다수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지나치게 관용적인 이민정책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긴장시키고 있다. 톨레랑스(관용)도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인간의 근본적인 정체성의 중심을 갖고 해야지, 톨레랑스를 빙자한 폭력적 반기독교 조롱과 공격, 성 해체까지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다양성이 아니라 무질서다. 그리고 무질서의 결과는 충돌과 파멸일 뿐이다. 한국 역시 끊임없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입법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사상적, 정신적 기초가 되어 공정성과 인권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이런 잘못된 세계관과 문화의 물결이 전 세계로 흘러갈까 걱정이다. 아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흐름이 들어올까 싶다. 이번 일을 계기로 프랑스의 기독교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각성하며 다시 연합하고 기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다시 깨어나자. 한국교회가 최후의 보루가 되어 막아내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