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미션 : 장르를 파밍하라

입력 2024-08-07 05:36

게임 업계에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도전이 곧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부쩍 늘면서, 개혁의 실용적 이유가 분명해졌다. 산업계의 창의적 특색이 잘 드러나는 요즘이다.

넥슨게임즈가 지난달 2일 세계 시장에 내놓아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선 생소한 ‘루트 슈터’ 장르를 표방한다. 루트 슈터는 슈팅 게임에 캐릭터 육성의 롤플레잉 요소를 가미한 게임을 말한다. 해외에선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대표적인 인기 사례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스팀 기준 동시 접속자 26만명, 스팀 최다 매출 1위, 최다 플레이 5위 등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개발력과 라이브 서비스 역량이 일궈낸 성과란 평가다. 게임을 잘 만든 데다가 정식 서비스 후 이용자 중심의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개발진이 혜자인 게임’이란 입소문을 탔다.

넥슨게임즈의 반대쪽 금손에 거머쥐고 있는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 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장르를 개척한 결과물이다. 이 게임은 서브 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 더 유명할 정도로 게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래프톤의 캐시 카우로 유명한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를 선도적으로 개척해 대성한 게임이다. 2017년 출시한 이 게임은 지금도 스팀 매출 1~2위를 오가며 크래프톤의 가장 확실한 매출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 ‘P의 거짓’을 지난해 9월 출시해 해당 장르에서의 높은 잠재력을 확인했다.

하반기 신작의 면면을 보면 산업계의 도전적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긴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다. 크래프톤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익스트랙션 롤플레잉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주목받는다. 배틀로얄의 ‘생존’과 던전크롤러의 ‘탐험’, RPG의 ‘성장’이 게임 내에 한 데 섞였다. 배틀로얄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크래프톤의 야심작이라 글로벌 팬의 관심도가 높다.

크래프톤은 인간의 삶을 그대로 게임에 옮겨놓은 인생 시뮬레이션 신작 ‘인조이’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무협 이미지가 진득하게 묻어있는 웹젠은 소녀 감성의 서브 컬처 장르에 도전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게임명은 ‘테르비스’다. 카카오게임즈는 ‘스타크래프트’의 영광 재현을 목표로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RTS)을 준비 중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