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G마켓 등 티메프와 비슷한 오픈마켓 구조를 가진 곳으로 소비자·판매자 등 이용자가 옮겨가고 있다. 오픈마켓을 일부 운영하고 있는 쿠팡, SSG닷컴의 이용자 수도 늘고 있다. 티메프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 등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G마켓의 7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 4.7%, 11번가 2.9%, 쿠팡과 알리 모두 각각 1.2%였다.
G마켓의 경우 티메프의 강점이었던 여행상품 관련 유입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여행·항공권 판매량은 전월 대비 85%나 증가했다. 이 시기는 티메프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와 본격화하던 시기다. G마켓의 경우 정산주기는 1~2일로 빠른 편이다. 재무건전성도 높아 티메프의 반사이익을 노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이다. 다른 이커머스에 비해 여행상품을 비중 있게 취급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SSG닷컴, 롯데온도 신규 유입자가 늘었다. 롯데온은 10%이상, SSG닷컴 역시 지난달 신규 유입이 4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의 유입 증가에 대해 “티메프 사태의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달부터 도입한 멤버십 ‘쓱배송 클럽’의 영향이 커 보인다”고 추측했다.
티메프와 비슷한 사업구조(오픈마켓)를 갖춘 G마켓, 11번가가 이용자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11번가는 G마켓과 비교했을 때 매각 이슈 등 불안정하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오픈마켓 구조가 아니어도 매출 규모가 압도적으론 높은 쿠팡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오픈마켓의 비중이 적다고 해도 일단 이커머스에서는 이른바 ‘장사’가 가장 잘 되는 곳이니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알리 등 초저가를 앞세운 다른 이커머스의 흡수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있는 데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사, 벤더사(중간 유통업체)와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규모 할인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