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는 신입사원을 만나면 어떤 말을 할까. MZ세대 신입사원과의 자리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밈’(Meme·유행어 또는 패러디)을 사용해 친근감을 높인다. 또 신입사원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회사의 자랑을 늘어놓는다.
5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열린 2024년도 신입사원 교육 수료식에 참여했다. 이날 현 회장은 3주간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 50여명에게 ‘원영적 사고’를 언급했다.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는 말로 대표되는 원영적 사고는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의 긍정인 사고방식을 뜻한다.
현 회장은 “긍정의 힘은 ‘현대정신’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라며 “이제는 여러분들의 신선한 감각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신 밈을 통해 회장과 신입사원 간의 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현장에 있었던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의 입에서 원영적 사고 이야기가 나오자 신입사원들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강조하기도 한다. 신입사원이 몸담게 된 회사가 치열한 경쟁 시장의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는 이미지와 함께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기 이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전통적인 영역 중심의 비즈니스도 적극적인 인공지능(AI) 활용이 필요하다”며 AI 전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모델이 생겼을 때 기존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우리에게는 기회”라며 “그 기회를 아주 빠른 속도로 잡아야 한다. SK그룹 계열사들이 AI 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6월 진행된 신입사원 대상 워크숍에서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떤 재무적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현장에서 사고 발생한다면 당장 모든 공정을 멈출 수 있는 용기를 누구든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