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亞에 잘하는 국가 많다”… 양궁협회는 벌써 LA올림픽 준비

입력 2024-08-06 02:03
정의선(오른쪽) 대한양궁협회장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한국 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 전 종목 석권 등 총 7개의 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날,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의 시선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을 향해 있었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결승전에서 보다시피 미국도 그렇고 유럽, 아시아에 워낙 (양궁을) 잘하는 국가가 많다”며 “4년 뒤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한국은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8년 전 리우올림픽 때도 전 종목 석권을 이룬 바 있지만 당시엔 혼성전이 도입되기 전이라 양궁에 걸린 금메달이 4개였다. 이번 파리에선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까지 거머쥐며 역대 최고 성적을 썼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의 강점으로 선대 회장부터 내려오는 전통과 양궁협회의 시스템을 꼽았다. 양궁협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은 물론 먹고 자는 것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정 회장은 “앵발리드가 전쟁기념관이라고 해서 지난해에 월드컵대회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했다”며 “선수들 숙소, 식사 등도 꼼꼼히 살폈다. 태릉선수촌에서 은퇴한 영양사를 모셔와 먹는 것도 평소와 같게 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이색 훈련을 통해 만반의 대비를 했다. 시합이 열리는 앵발리드가 센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세다고 해 이와 비슷한 남한강에서 훈련을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도쿄올림픽 때처럼 진천선수촌에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세트’를 설치해 선수들의 적응에 힘쓰기도 했다.

선수들의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은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이 집약된 장비다. 현대차그룹은 실전을 상정한 훈련이 가능하도록 슈팅 로봇을 개발했다. 바람에 따른 영향 외에는 오차 요소가 거의 없는 슈팅 로봇은 외부 환경 변수를 측정한 후 조준점을 바로잡아 평균 9.65점 이상의 높은 명중률을 보인다. 선수들은 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님께서 이미 나와 한규형 부회장한테 다음 LA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지시한 게 있다. 우리도 (한국으로) 가서 바로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