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67) 순복음삼마교회 목사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거의 500㎞ 떨어진 앙구라이의 한 산골 마을을 찾은 것은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이었다.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를 찾았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랬다. 지붕이나 유리창도 없고 흙으로 만든 벽이 전부인 공간, 그 안에 모인 30여명의 학생들, 한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을 쳐다보는 반짝거리는 눈빛….
4일 경기도 파주 순복음삼마교회에서 만난 박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어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는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더군요.”
그즈음 순복음삼마교회는 파주 교회의 교육관 증축을 계획 중이었는데, 한숨만 내쉬고 있던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고 한다. “너 지금 성전을 지으려고 하지? 이곳을 보거라.” 하늘을 향해 휑하니 뚫려 있는 지붕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을 위해 지붕만이라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온 박 목사는 8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사비로 감당하기로 했다. 때마침 이 교회 성도가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지붕 외에도 많은 곳을 수리할 수 있게 됐다. 박 목사가 올봄 케냐를 방문한 것은 국민일보와 월드비전이 벌이는 ‘밀알의 기적’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순복음삼마교회가 이 캠페인에 참여한 것은 교회의 1대 담임목사였던 고(故) 이일성 목사의 뜻이었다.
박 목사를 만난 이날 교회 옥상에서는 교육관 증축 감사예배가 열렸다. 박 목사는 자신의 사명을 ‘불쏘시개 사명’이라고 소개했다.
파주=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