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통화정책 노선 수정… 달러·엔화 환율 출렁

입력 2024-08-05 02:42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 노선 변경에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오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지난달 말 일본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원·달러와 원·엔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2일(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 오른 1371.2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날 10.3원 급락해 두 달여 만에 1360원대까지 떨어졌는데 하루 만에 1370원대를 회복했다.

엔화 환율은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대고객 고시 환율·최종회차 기준)은 지난 2일 100엔당 929.22원으로, 지난달 2일 100엔당 855.38원까지 떨어졌다 한 달 만에 8.6% 급등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각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다음 달 금리를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31일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올해 줄곧 증가세였던 엔화 예금은 엔화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 영향 등으로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111억엔으로 전월 1조2929억엔에서 818억엔 줄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예상보다 나빠지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달러는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를지는 미지수다. 엔화 약세에 따른 부담 증가로 BOJ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했지만 경기 부진 등에 대한 우려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은 불확실하다. 일본 정부가 상당 기간 유동성 공급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엔화 가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