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와 시차 때문에 대부분 경기가 이른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고, 흥분한 상태에서 응원한 뒤 자려고 하면 쉽게 잠들기가 어렵다. 이런 증상이 지속하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림픽처럼 몇 주 동안 시차를 두고 열리는 경기를 계속 시청하다 보면 그럴 가능성이 더 커진다.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기간이 몇 주만 지속해도 수면 리듬이 깨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야간 경기 시청과 응원은 숙면을 방해한다. 우선 수면 시간이 많이 줄어들고 체온을 올려 잠을 방해한다. 응원으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해 혈압과 체온이 올라간다. 잠이 들 수 있게 진정될 때까지 최소 1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지속하는 열대야로 인해 올라간 체온과 스트레스가 수면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은 잠을 깨우는 각성 효과가 있다.
통상 성인이 하루 최소 확보해야 하는 수면 시간은 5시간이다. 잠이 부족하면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정신 집중이 안 된다. 각종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과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5일 “올림픽 새벽 경기를 즐기려면 일찍 귀가해 경기 전까지 자두는 편이 좋다. 경기가 끝난 후 자야 하는 상황이라면 TV를 시청할 때 주위를 어둡게 해 끝난 후 다시 잠들기 쉽게 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요한 점은 늦게 잤다고 늦게 일어나면 수면 리듬이 깨진다는 것”이라며 “늦게 자도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낮에 피곤하면 오후 2시 이전에 30분간 낮잠으로 보충하며 하루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V 시청 후 곧바로 잠이 오지 않으면 10분여 동안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면 잠을 깊이 자기 쉬워진다. 잠자리 들기 전 샤워로 혈액 순환을 돕는다면 평소보다 적은 양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42도 내외의 물에 10~20분 정도 족욕을 하면서 경기를 보는 것도 피로와 올림픽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