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야곱이 에서에게 “형님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 같다”고 말한 이유는

입력 2024-08-05 03:04

Q : 창세기를 읽고 있습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났을 때 “형님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 같다”고 했습니다.

A : 야곱은 이삭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죽기까지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창 47:9) 그는 출생부터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형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난 그는 장자의 명분을 죽으로 사는가 하면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장자가 받는 복을 받게 됩니다.

그 후 야곱은 형 에서의 증오를 피해 하란 도피길에 오른 벧엘에서 사닥다리 계시를 받게 됩니다. 하란에 머무는 동안 야곱은 엄청난 부를 이루게 되지만 그의 바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에서였습니다. 야곱이 가족과 짐승 떼를 이끌고 귀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에서는 400명의 장정을 이끌고 야곱을 처단하기 위해 마주 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야곱은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지혜를 동원해 형 에서를 맞을 전략을 준비합니다. 그는 가족들을 떼로 나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예물을 준비합니다.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당시 야곱의 예물은 8억원 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브니엘에서 하나님의 사람과 씨름한 후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고 문제를 풀었다는 것입니다.(창 32:28) 그는 에서를 ‘주’라고 부르는가 하면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라고 합니다.(창 33:10)

이 호칭을 위기 모면을 위한 과장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브니엘 씨름 이후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한 것처럼 증오와 복수로 가득했던 에서의 마음과 얼굴도 변했다고 보는 성경학자들도 있습니다.

에서와 야곱의 해후 장면이 그 사실을 증명해 줍니다. 그러나 에서의 얼굴이 곧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증오로 일그러져야 할 에서의 얼굴이 부드러운 화해자의 얼굴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브니엘 사건 이후 하나님이 에서의 마음을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면 표정과 언행이 변화됩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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