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정말 어려운 일

입력 2024-08-05 03:06

많은 사람이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다양한 나이 성별 성격, 그리고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번지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고 말하면 사람들은 즉시 그것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부담스러워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의 신앙생활이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항상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세대 차이, 성별 차이, 성격 차이 등이 있고, 미움도 생기는데 마치 교회라는 울타리에 억지로 묶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깨트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가 쉽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본래 나뉘어 있었고, 서로 적대적이며 원수 된 상태였습니다.(엡 2:14) 미움이 우리 정서의 기본값이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를 해방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죄에서뿐 아니라(엡 2:1~10) 분열에서도 건져내셨습니다.(엡 2:11~22) 이 일을 성령이 하셨습니다. 하나 되게 하신 분이 성령님입니다. 그리고 하나 됨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교회에서 ‘하나가 되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의 뉘앙스를 이해합니다만 성령께서 이미 ‘우리를 하나로 만드셨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이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하나 됨을 지키는 것을 무턱대고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어려운 일은 하나 된 것을 지키는 것이 아닌 하나로 만드신 것입니다.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일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고 위대한 일이었습니다.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보며 우리는 ‘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우리를 하나로 만드신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불가능함’이었습니다.

성령께서 이루신 연합은 단순한 인간의 노력과 결정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교회 내에서 겪는 어려움은 성령의 수고와 하나님의 계획, 예수님의 희생을 이해할 때 그 크기를 작게 여기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 내에 갈등이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함께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갈등이 생길 때 우리를 하나로 만드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오래 참고 온유하며 겸손하고 용납하려는 모습이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모습입니다.(엡 4:2) 이미 하나 되게 하신 것을 잊고 참으려고만 하면 언젠가는 폭발할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통해 겪는 모든 어려움과 불평은 성령 안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셨다는 사실을 성경을 보며 믿고, 그 연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장마가 끝났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갈등과 어려움이 없는 교회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이루신 연합을 믿고 그 속에서 성장하며 나아가는 교회를 이루어야 합니다. 성령이 하신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수고의 땀이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엄명섭 목사(주안교회)

◇충청남도 아산시 주안교회는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소속으로 평신도 사역을 강조하는 교회입니다. 엄명섭 목사는 나사렛신대원(M.Div.),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D.Min.)에서 공부했습니다. 목회자 모임 ‘아나톨레’에서 총무를 역임했고, 현재는 말씀운동연합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가능한 교회’(부크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