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부부 목회자로 경기도 고양 예닮순복음교회를 섬기는 이정수·한사라 목사는 지난달 18일 새벽 3시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폭우 소식을 알리는 긴급 재난 문자메시지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빗물이 새는 일이 잦았기에 두 사람은 늦은 시간까지 교회 곳곳을 점검했다. 새벽 5시30분쯤 새벽예배를 위해 일어났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소방관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회가 주방으로 사용하던 옥상 가건물에 낙뢰가 떨어져 화재가 발생한 것이었다. 옥상 주방은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예닮순복음교회는 두 사람이 2015년 12월 개척했다. 4층짜리 상가 건물에 들어선 교회는 각각 4층과 옥상에 예배당과 가건물을 만들었다. 주방이 있던 가건물은 이들의 생활 공간 중 하나이면서 성도들이 교제하는 장소였다. 주방은 또 교회가 벌이는 ‘반찬 봉사’의 거점이기도 했다. 예닮순복음교회는 매주 한 차례 이곳에서 각종 반찬을 만들어 교회 반경 5㎞ 내에 있는 독거노인 등에게 제공해왔다. 화재로 이 사역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한 목사는 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반찬 봉사로 섬기는 곳이 5가정 정도 되는데, 어르신들이 지금 저희만 기다리고 있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가전제품이다. 냉장고라도 있어야 다시 사역을 재개할 수 있다. 회복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