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조롱한 파리올림픽 조직위 보란듯…

입력 2024-08-02 03:01
브라질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하이사 레알이 지난 28일 경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UPI연합뉴스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850만명을 보유한 파리올림픽 브라질 메달리스트 16살 소녀가 영광의 자리에서 보여준 손짓 메시지에 전 세계 기독교인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기독교를 조롱했다’는 올림픽 개회식 공연에 이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의 미온적 사과에 대한 품격있는 반격이라며 호응하면서다.

1일 외신과 X(옛 트위터) 등 SNS에 따르면 하이사 레알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여자스케이트보드(스트리트) 경기에서 동메달을 결정 지은 뒤 자신을 비추는 중계 카메라에 짧은 수화로 기독교 메시지를 남겼다. 한 손가락을 다른 손바닥에 찍거나 오른손으로 가슴을 툭툭 치는 등 행동으로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에서 따온 기독교 교리를 전했다.

하이사 레알이 동메달을 확정 지은 뒤 중계 카메라에 수화로 성경 구절을 쓰는 모습. X 영상 캡처

남미권 매체인 ‘브리프리뉴스’는 “레알은 동메달을 따고 자기 안에 숨겨진 전도사를 불러냈다”며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기독교를 조롱하는 장면이 연출된 가운데 나온 소녀의 수화 메시지에 많은 기독교 팬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도 자신의 신앙을 자랑스럽게 표현한 스포츠 스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훌륭한 소녀를 낳고 기르신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를 남긴다”고 칭찬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16세 소녀가 어른보다 더 어른 같다”고 감탄했다.

레알은 경기 후 취재진에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케이트보드 선수가 되는 꿈을 꾸었고 올림픽에서 두 번째 메달을 땄다”며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레알은 6살에 선물 받은 스케이트보드로 입문했다. 이듬해 요정 팅커벨 드레스를 입고 스케이트보드 위에서 크게 점프하는 장면으로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레알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13살 나이에 은메달을 획득해 브라질 역대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브라질 슈퍼 스포츠 스타로 우뚝 섰다.

한편 세계 기독교권에서는 조직위가 개회식 공연에 대해 내놓은 사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영국교회연합인 ‘처치투게더인잉글랜드’ 마이크 로얄 사무총장은 “정교회, 가톨릭, 개신교의 오순절 복음주의 등 다양한 전통의 기독교인이 이번 올림픽 개회식 공연이 부적절했으며 불쾌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후 나온 사과문도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불쾌감이 발생했으며 이는 사전에 피할 수 있었음’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