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 짱은 나”… 당찬 2000년대생들, 세계무대서 우뚝

입력 2024-08-01 00:05
반효진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샤토루=윤웅 기자

‘어차피 이 세계의 짱은 나다.’

한국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한 반효진(16·대구체고)이 학교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에 붙여놓은 문구다. 그의 넘치는 자신감과 패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반효진은 금메달을 딴 직후 올림픽 기록을 의식했냐는 질문에 “내 이름을 남기려고 더 독하게 쐈다”는 소감을 남겨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00년대생 태극전사들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31일 기준으로 한국이 획득한 5개의 금메달 중 4개가 2000년 이후에 출생한 선수에게서 나왔다. 이들은 밝고 당당한 태도로 스스로를 빛내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딴 오예진(19·IBK기업은행)은 “제주도 집에서 강아지 사모예드를 키우고 싶다. 엄마랑 같이 마라탕을 먹고 싶다”고 톡톡 튀는 소감을 전했다. 레몬맛 사탕을 먹는 독특한 루틴과 함께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웠다. 양궁 남녀 동반 단체전 석권을 이끈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과 김제덕(20·예천군청)은 매서운 집중력으로 큰 박수를 받고 있다. 경기 중에 날아든 벌의 방해를 받고도 흔들림 없이 활을 쏘는 장면이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임시현은 결승에서 연달아 8점을 쏴 위기에 몰렸던 순간에 대해 “‘진짜 바람 뭐지?’ 싶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위기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이겨내는 ‘멘털’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올림픽에선 한국 선수단의 종목별 세대교체의 흐름이 짙어지면서 새로운 스타들이 떠오르고 있다. 남자 자유형 400m 동메달을 목에 건 김우민(22·강원도청)은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한국 수영에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2021년 도쿄 대회 때 눈물을 흘렸던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임종훈과 함께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하며 활짝 웃었다.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을 딴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이날 SNS를 통해 “응원해주신 여러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