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만든 ‘문학사상’ 부영그룹이 인수

입력 2024-08-01 03:43

폐간 위기였던 52년 역사의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사진)이 새 주인을 찾았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이 사재를 출자해 설립한 우정문고를 통해 월간 문학 잡지인 문학사상을 인수했다고 31일 밝혔다.

문학사상은 1972년 10월 창간된 전통의 월간 종합 문예지다. 고(故) 이어령 초대 주간이 주도해 참신한 기획과 역량이 있는 문인 발굴 등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74년 신인문학상을 제정해 신진 작가들을 지원했다. 또 문학사상이 77년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과 더불어 한국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 문학사상은 창간 이후 올해 4월호까지 통권 618호를 발행했다.

하지만 문학 출판 시장 침체 속에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지난 5월부터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신인문학상이 중단됐고, 지난 6월에는 이상문학상 운영권을 다산북스에 매각했다. 갈림길에 섰던 문학사상은 매각으로 폐간 위기를 넘겼다. 이 회장은 “‘문화는 경제의 산물’이라는 신념으로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물질적 풍요와 함께 성숙한 정신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문고는 문학사상을 복간해 오는 10월 ‘제2 창간호’로 간행할 예정이다. 문학사상 새 사장으로 고승철 전 동아일보 출판국장이 내정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