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예상 밖 선전을 하는 정봉주 후보는 “제 입을 꺾으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웃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를 뽑아주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초반 돌풍이라고 하니 이미 당선이 확정된 줄 알고 (당원들이) 표를 거두시는 것 같다. 순위 경쟁에는 관심이 없지만 이러다가 당선권인 5등 안에도 못 들어갈까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 후보는 초반 9개 지역 순회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19.03%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경선을 거치며 2위 김민석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1.87% 포인트로 좁혀진 상태다.
정 후보는 “저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됐다. 제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면 안 된다는 이른바 ‘위험한 후보론’이 당원들 사이에 퍼졌다”며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입’을 견제하기 위한 보수세력의 프레임이 작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4선 의원인 김 후보와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과 관련해 “누가 1등을 하든 상관없다”며 “하나의 민주당이라는 팀워크로 맞서 싸우는 게 중요하다. 과도한 내부 경쟁과 분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가 김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 정 후보는 “저와 이 전 대표는 20년 동안 울고 웃고 싸우면서 뱃속까지 다 아는 사이”라며 “이 전 대표와 최근 4~5년 사이 만난 인연들과는 ‘익은 맛’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다음 달 3~4일 진행되는 전북과 광주·전남 지역 순회경선은 민주당 경선 결과를 가늠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정 후보는 “호남은 후보들이 살아온 역사를 정확히 알고 평가하는 곳”이라며 “정치적 의식 수준이 높은 호남에서 저의 희생과 투쟁의 역사를 평가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최고위원 출마가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재·보궐 선거와 2026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민주당 정권’을 다시 세우는 일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또 “중도로의 외연 확장은 부드러운 정책을 써서 되는 게 아니다”며 “지금은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