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 북측으로 오갈 수 있는 통행로를 토지 소유주가 막아 버린 이후 공원을 이용하려는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우회로를 조성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인천시는 소래습지생태공원 북측 통행로를 대신할 우회로 조성을 위해 실시설계비용 1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용역을 발주했다고 31일 밝혔다.
남동구 서창2지구 LH 휴먼시아 12단지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 북측으로 이어지는 통행로는 지난 3월부터 폐쇄된 상태다. 일대 22만여㎡의 땅을 소유한 A업체가 공원 편입 및 보상을 요구하며 통행로에 펜스와 철조망을 설치했다.
A업체는 펜스에 붙인 안내문에서 “공원 편입 예정지라는 점에서 주민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시에서 무상사용 계약 연장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상태”라며 “시는 ‘공원 추진은 장기검토 예정’이라고 통보까지 했다. 확실한 공원화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개인 사유지의 토지이용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는 사유지를 당장 공원으로 편입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서는 중이다. 또 통행로 개방을 위해 A업체와 7차례에 걸쳐 민간 공원 조성, 녹지활용계약 등을 논의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행로 폐쇄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주민은 LH 휴먼시아 12단지 주민 등 2400세대에 이른다. 인근 호반베르디움 주민 등 간접적인 피해를 보는 주민도 3050세대로 조사됐다. 이들 주민은 과거 염전 운영을 위해 축조된 제방 위에 만들어진 통행로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이용해 왔지만, 현재는 20∼30분가량을 더 돌아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시는 앞으로 실시설계와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폭 3m, 길이 180m의 우회로를 조성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5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유광조 시 공원조성과장은 “우회로 개설이 통행로 폐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이라며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