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QT] 체다카

입력 2024-08-01 03:02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 20:16)

“So the last will be first, and the first will be last.”(Matthew 20:16)

성경에는 정의에 해당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미쉬파트’와 ‘체다카’입니다. 전자는 ‘응보의 정의’를, 후자는 ‘분배의 정의’를 의미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두 개념을 모두 포함하지만 분배의 정의 이해는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모르면 희년 사상이나 포도원 품꾼 비유(마 20)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체다카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지키려면 최소한의 경제적 필요가 충족돼야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엔 20세 이상 남자만 일했습니다. 여성과 미성년자가 폭염과 맹수, 강도 같은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이는 성인 남성이 종일 일해 한 데나리온을 벌지 못하면 가족이 다음 날 굶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포도원 주인은 열두 시간 일한 사람과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 같은 한 데나리온을 줬을까요. 마을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포도원 주인의 긍휼입니다. 같은 한 데나리온을 줘서 손해 본 사람은 열두 시간 일한 사람이 아니라 포도원 주인입니다. 열두 시간 일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포도원이 유지되고 사회적 약자가 살아갈 수 있습니다. 먼저 된 사람은 나중 될 줄 알아야 합니다.

탁영철 목사(뉴젠아카데미 대표)
약력=뉴젠아카데미 대표, 미국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 박사(종교사회학), 명지대 인문교양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