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를 들고 다니는 느낌이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Z폴드6를 써보니 전작과 가장 달라진 점은 휴대성이다. 이전 시리즈들은 무게와 두께에서 오는 묵직한 느낌 탓에 유사시 둔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선 무게를 대폭 줄이고 두께도 얇게 만들어 한 손으로 들 때 부담이 적었다.
구체적으로 무게는 전작 대비 14g 가벼워졌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Z폴드6의 공식 무게는 239g이다. 바(Bar) 타입 제품인 갤럭시S24 울트라(232g)와의 차이를 크게 줄였다. 두께는 접었을 때 기준 13.4㎜에서 12.1㎜까지 얇아졌다.
손이 작은 여성이 들기에도 오히려 바 타입보다 편해졌다. 화면 비율은 22.1:9로 바뀌면서 가로폭이 일반 바 타입보다 슬림해진 탓이다.
디자인이 개선되며 이른바 ‘아재폰’ 느낌도 다소 벗었다. 이번 시리즈는 제품 전체가 광택이 없는 질감으로 무광 처리됐다. 여기에 각진 느낌을 살려 세련미를 더했다. 제품 모양과 베젤(모서리) 모양을 동일하게 맞춰 마감도 깔끔해졌다.
폼펙터를 살린 인공지능(AI) 최적화도 특징이다. 올해 초 갤럭시S24에서 처음 선보인 실시간 통역 기능이 적용된 게 대표적이다. Z폴드6을 90도로 세웠을 때 외부 화면에서는 대화 상대가 사용하는 언어를, 내부 화면에서는 사용자가 쓰는 언어를 각각 띄우도록 해 소통의 불편함을 줄였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통역 앱의 ‘듣기 모드’도 유용했다. 유튜브에서 영어 강연을 틀어놓고 Z폴드6를 절반 접어 거치해두니 화면에 실시간으로 영문 스크립트와 한국어 번역이 표시됐다. 일부 음성 인식 오류가 있긴 했지만 영문과 한글 번역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에서 뜻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특히 갤럭시 버즈를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통역 내용이 음성으로 들려 동시 통역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서클 투 서치(화면 검색), 노트 애플리케이션(앱)에 추가된 PDF 화면 번역 등 다른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성 기능도 다른 기종보다 대화면을 제공하는 Z폴드6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전작들에서 뒷방 신세로 밀렸던 Z폴드는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이번 사전예약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국내 사전 판매에서 두 신제품 중 Z폴드 비중은 전작(30%) 대비 10% 포인트 증가한 약 40%로 집계됐다.
임송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