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를 퍼붓던 올해 장마가 공식 종료됐다. 당분간 전국에 최고 기온 35~36도를 넘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지난 27일을 끝으로 올 여름 장마 기간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30일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에 의한 기압계 변동성이 사라지고 우리나라는 당분간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시작된 올해 장마는 약 40여일 만에 끝났다.
이번 장마 시즌엔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예년보다 많은 비가 왔다. 올해 장마 기간 내린 비는 평년(1991∼2020년)의 1.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기준 올해 장마철 총 강수량은 전국 평균 472.0㎜로, 평년 강수량(356.7㎜)을 웃돌았다. 지난 30년을 기준으로 상위 16.6% 수준이다.
장마가 지나간 8월부터는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전망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올린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에 겹쳐 있는 상태가 한동안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경상권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전국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겠다.
30일 오전 10시 기준 강원도 태백과 제주 산지·중산간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40도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피해가 없도록 영유아와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은 무더울 때 외출을 자제하고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수도권과 강원영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차례 강수가 예보된 이후 9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다만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기 시작이 반드시 호우의 종료를 의미하진 않는다”며 “아직은 수증기가 많은 시기여서 작은 기압골의 남하에도 집중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