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여 일어나라”

입력 2024-07-31 03:05

“빠샤.”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종이로 만든 송판이 갈라졌다. 송판에는 ‘태권도 선수’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극복하고 싶은 내용을 적고 격파하는 태권도 체험(사진)이다. 실제 항공기와 같은 환경으로 꾸며진 실습실에서는 기내 체험 등이 이루어졌다. 아이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환한 웃음을 띠며 체험을 이어갔다.

30일 충남 천안 백석대 본부동과 운동장에서 펼쳐진 백석쿰캠프(쿰캠프) 현장이다. 백석대(총장 장종현)와 백석문화대(총장 송기신)가 주최한 행사로 500여명의 아동과 청소년이 참여했다. 두 학교 재학생 300명이 봉사자로 나섰고 학교 측은 대형 LED 창을 갖춘 강의실과 36만㎡에 달하는 넓은 캠퍼스를 제공해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과 배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8년째 이어지고 있는 쿰캠프의 ‘쿰’은 고대 그리스어 ‘탈리타 쿰(Talitha koum·소녀여 일어나라, 막 5:41)’에서 따왔다. 아동들은 학부 교수들과 대학생 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전공 특화 체험 활동을 통해 이타적인 행위와 배려의 가치를 배웠다. 레크리에이션, 공간디자인 체험, 태권도 격파 체험, 경찰 직업체험 활동 등이 준비됐다. 야외 수영장에서 펼쳐진 물놀이도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성장한 아동과 청소년들의 대인관계 기술 향상과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쿰캠프는 1997년 시작해 지금까지 7만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전국의 아동과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에 개최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한 김태영(가명·10)군은 “캠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항공기 객실 승무원 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고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1학년 김태린(19·여)씨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천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