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에 약 1만원을 추가로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회보장 재정 전반에 걸쳐서는 지난해보다 추가 지출할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추가 지불 의사를 조사한 결과 20조5000억원으로 29일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21조7000억원보다 줄어든 수치다. 보사연은 이번 연구에서 노인과 영유아, 장애인, 실업자, 저소득층 등 4개 영역에 응답자 770명씩을 배정해 추가 지출 의사를 물었다. 또 모든 응답자 3080명에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에 더 지출할 여력이 있는지도 물었다.
국민건강보험에 추가 지출할 의사가 있는 금액은 1인당 9868.5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2022년 납세자 수로 집계하면 연간 약 2조8586억원 규모다. 올해 1분기 건보 재정 총지출이 22조929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출의 10%가량을 추가 부담할 수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 밖에 추가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은 노인 지원이 1인당 1만7661.2원으로 가장 높았다. 장애인·저소득층(1만6984원) 영유아(1만5878.4원) 실업자(1만272.8원)가 뒤를 이었다.
다만 연구진은 사회보장지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자금이 늘어날 여력은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 책임자인 고제이 연구위원은 “지불의사액은 납세자가 사회보장제도에 부여하는 가치와 본인이 처한 경제적 상황까지 반영된 값”이라면서 “불만 없이 보험료를 더 거둘 수 있는 여력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