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청약’ 3건이 맞물린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웹사이트는 접속자 폭주로 사실상 마비됐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부동산원은 청약홈 오픈 이후 처음으로 청약 접수 마감 시간을 연장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권모(39)씨도 이날 온종일 접속을 시도했으나 오후 늦게까지 접수조차 못 했다. 권씨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당첨돼도 자금이 없어서 포기하고, ‘동탄역 롯데캐슬’만 청약을 넣어보려 했는데 아예 접속도 안 됐다”며 “오류 화면만 계속 뜨고, 가끔 대기화면이 나와도 대기자가 수백만명인데 그마저도 계속 먹통이더라”고 말했다.
부동산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내고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29일 청약 접수 중인 단지의 청약홈 접수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5시30분에서 오후 11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후 9개 단지의 청약홈 접수 마감 시간이 연장됐다. 동탄역 롯데캐슬 중 무순위 청약은 접수 마감 시간을 30일 오후 5시30분까지로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
부동산원이 접속 지연을 이유로 청약 마감 시간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약홈은 2020년 2월 개설돼 기존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던 ‘아파트투유’의 청약 업무를 맡고 있다.
청약홈 웹사이트는 이날 오전 9시 청약 시작부터 접속자들이 몰려들었다. 시작 5분 만에 수만명 수준이던 대기자는 30분 만에 약 14만명이 됐고, 갈수록 폭증하면서 오전 한때 대기자가 약 250만명, 예상 대기시간이 692시간으로 안내됐다.
오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후 1시15분 대기자 165만명, 예상 대기시간은 457시간을 넘었고, 오후 5시50분에는 330만명, 예상 대기시간은 918시간을 넘어서기도 했다. 통신 오류나 접속 끊김 현상도 반복됐다. 다만 오후 7시쯤부터는 청약홈 접속이 원활하게 진행돼 대기시간 없이 청약신청이 가능해졌다.
수백만명의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린 것은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와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서울 양천구 ‘호반써밋 목동’ 등 인기 단지들의 청약 일정이 겹치면서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약 20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동탄역 롯데캐슬(전용 84㎡ 무순위 1가구)과 호반써밋 목동(전용 84㎡ 취소 후 공급 특별·일반 각 1가구)도 각각 약 10억원, 5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