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사로 행복해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입력 2024-07-30 03:03
2024 파리올림픽 수영 자유형 계영 400m에서 우승한 미국 계영대표팀의 케일럽 드레슬(오른쪽)이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경기를 마친 후 미소짓고 있다. AP뉴시스

‘펠프스 후계자’로 불리는 미국 수영 국가대표 케일럽 드레슬의 왼쪽 어깨와 가슴에는 커다란 독수리 문신이 있다. 구약성경 이사야 40장 31절 내용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한때 이 구절을 비롯한 성경 구절을 얼굴에 써놓던 드레슬은 지난 2015년 한 기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빠른 기록을 내기보단 하나님이 준 은사로 행복해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5연패를 달성한 그는 28일(한국시간)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무대에 오른 세계 각국 선수들 가운데는 드레슬처럼 평소 자신의 신앙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이들이 적잖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최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응원할 기독 선수 28인’이란 기사에서 20개국 13개 종목 선수의 신앙 이야기를 전했다.

영국 수영 국가대표 애덤 피티는 평영 부문 세계 최강자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발 부상에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이 겹치며 한때 수영을 떠났다. 이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피티는 정기적으로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 출석을 삶의 새로운 루틴으로 받아들인 그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루틴이) 퍼즐의 빠진 부분처럼 느껴진다”며 “내게 신앙이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복부에는 십자가 모양과 함께 ‘into the Light’(빛 속으로)란 문신이 새겨져 있다.

남수단 남자농구 국가대표 칼릭 존스가 인스타그램에 ‘하나님이 일하신다’고 적은 게시물 이미지. 칼릭 존스 인스타그램 캡처

시카고 불스를 거쳐 중국 저장 골든 불스에서 활약하는 칼릭 존스는 남수단 남자농구 국가대표 중 한 명이다. 2011년 독립한 남수단은 이번 파리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농구팀을 파견했다. 존스는 평소 SNS에서 자주 신앙을 고백한다. 2022년 10월엔 “저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인도를 따릅니다”란 트윗을 올렸다. 이후로도 “저는 엄청난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당신은 엄청나십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토니 시니수카 진팅은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다. 진팅은 기독교인이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북수마트라 카로족 출신이다. 그 역시 SNS에서 신앙을 밝히는 편이다. 그는 게시물이나 댓글에서 “예수님, 당신의 선함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항상 기대 이상입니다” 등을 언급해왔다.

FC 도쿄 골키퍼로 일본 축구 남자대표팀에 합류한 노자와 다이시 브랜든은 일본 내에서 흔치 않은 기독교인이다. 14살 때부터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노자와는 인스타그램에 축구 경기 사진뿐 아니라 성경 구절과 찬송 가사 등도 게시한다. 찰스 스펄전 목사의 ‘걸어 다니는 성경이 돼라’는 경구가 담긴 이미지엔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길을 비추는 빛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읽지 않는 이들에겐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웃이 읽는 성경이 돼 그들에게 빛이 돼야 합니다”란 글도 올렸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