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그만하라고 말할 정도였어요.”
2024 파리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32)의 은사인 곽민수 임실군청 감독은 메달의 비결로 연습량을 꼽았다. 그는 29일 국민일보에 “일반 선수들이 하루 100~150발 정도 연습한다면 김예지는 하루에만 300발 정도를 쐈다”며 “부상이 우려돼 그만 쏘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예지는 2014~2015년 울진군청 소속 시절 어깨 부상을 겪었다. 은퇴를 고민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를 뒤로하고 재활을 통한 복귀를 선택했다. 무려 1년에 걸친 재활 끝에 사대에 다시 선 그는 10년 뒤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집중력도 한몫했다. 곽 감독은 “경기를 할 때 침착하고 집중력이 높은 편”이라며 “흔들림 없이 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예선 60발, 본선 24발 등을 쐈는데, 8점대는 한 발도 없었다. 실수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곽 감독도 김예지가 10m 공기권총에서 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전날 김예지가 은메달을 확정 지은 뒤 “주 종목이 25m라서 10m에서 메달을 딸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메달 따는 모습을 보고 함께 고생한 게 기억나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곽 감독은 김예지의 25m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오늘 프랑스 파리로 떠날 예정이다.
김예지의 주 종목은 25m 공기권총이다.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6월 열린 뮌헨 월드컵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그는 강력한 메달 후보다.
한국 여자 사격의 간판 김예지는 공기권총 25m,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까지 세 종목에 출전한다. 김예지는 은메달을 딴 뒤 “처음 들었던 감정은 감사함이었다. 모두의 응원이 모여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남은 일정의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