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포기하고 수련회?… 이젠 ‘휴가 같은’ 수련회!”

입력 2024-07-30 03:03
남군산교회 학생들이 지난해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가족수련회에서 또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군산교회 제공

충남 부여중앙성결교회(고성래 목사)는 다음 달 12일부터 사흘간 전북 무주리조트로 전교인 수련회를 떠난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온 가족이 ‘신앙의 추억’을 공유하는 게 목표다. 부서별 저녁 집회도 진행하지만 레크리에이션이나 물놀이, 곤돌라 타기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마지막 날 저녁은 안재우 복화술연구소 소장이 재미와 감동이 있는 간증을 펼친다. 성도들이 쉼을 누리게 하기 위한 교회의 배려다.

하헌준 부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성도들이 여름휴가를 내고 수련회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회에 가족이나 친한 성도들과 휴식도 취하면서 영적 회복도 함께 하라는 의미로 전교인 수련회를 기획했다”며 “그 때문에 일부러 수련회 장소도 리조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이 휴가를 활용해 교회 여름 행사나 단기선교 등에 참여하면서 ‘휴가 같은’ 수련회를 경험하도록 준비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예배와 기도 시간 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할 만한 휴식과 놀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음 달 5일부터 충북 영동 백화산수련원에서 가족수련회를 여는 전북 남군산교회(이신사 목사)는 오전과 저녁 집회 외에는 모두 자유 시간으로 꾸몄다. 가족끼리 산책을 하거나 주변을 구경하는 등 편안한 시간을 가지며 관계를 돈독히 하라는 의미다. 이신사 목사는 “올해 수련회는 우리 ‘죄의 산’과 질병·가난 같은 ‘장애물’을 평지로 만든다는 영적인 목표도 있지만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더크로스처치(박호종 목사)는 다음 달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2024 글로벌 데이빗 텐트’를 연다. 키즈·유스·청년 등 온 세대가 참여하는 예배에 휴양까지 더한 캠프다. 메인홀에서는 72시간 쉼 없이 예배가 진행돼 참석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휴식을 원하면 주변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박호종 목사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가족들도 위화감 없이 참석해 복음을 접하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소통 전문가 김창옥 대표가 지난 14일 인천 주안감리교회 전교인 수련회에서 강연하는 모습. 주안감리교회 제공

전교인 수련회를 예배당에서 여는 교회도 있다. 인천 주안감리교회(한상호 목사)는 이달 4차례에 걸쳐 전교인 수련회를 열고 명사와 가수를 초청한 간증을 진행했다. 휴가조차 내기 어려운 성도들의 부담을 덜고 지역 주민을 교회로 초청하는 일석이조 수련회다. 김창옥 대표를 비롯해 손경민 목사와 탤런트 오윤아 집사, 아카펠라그룹 나린 등이 올해 무대에 섰다.

김영중 부목사는 “교회에서 수련회를 여니 지역에 소문이 나서 주민들도 함께 즐기는 장이 된 것이 큰 장점이다. 올해는 하루에 1300명이 넘게 참석했다”면서 “교회가 성도들 삶 속의 짐을 내려놓고 스트레스도 푸는 공간이 되도록 매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