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말 경기도 양평에 기독교문화체험관(이하 체험관)이 세워진다. 체험관은 계란형 예배당 청란교회와 150만자 분량의 성경 구절을 벽에 새긴 ‘케이(K)-바이블’ 등 색다른 기독 문화를 만들어온 하이패밀리의 콘텐츠를 활용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체험관조직위원회 윤형주 위원장, 우창록 공동의장, 송길원 사무총장을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만나 체험관의 의미와 목표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체험관을 건립하게 된 계기는
△송길원 사무총장(송 사무총장)=한류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그동안 한국의 문화를 주도해온 기독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이 없나 고민이 많았다. 케이-바이블이나 역대 대통령 성경 전시회, 선교사 캐리커처 등 영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기독교 문화를 개발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체험관 건립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셨다. 하이패밀리 콘텐츠를 본 공무원들이 이 좋은 부지에 체험관을 세워 많은 사람이 방문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줬고 여러 해 준비 끝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0억원 지원도 받았다. 기독교가 박물관이니 기념관이니 수동적으로 관람만 하는 문화 개발에 멈춰있을 때 불교나 가톨릭은 젊은 세대를 끌어안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다. 이제 기독교도 다음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사업이 시작됐다.
-문화의 파급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기독교 문화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7080 문화를 주도했던 사람으로서 문화의 중요성을 어떻게 보나
△윤형주 조직위원장=통기타 문화를 만들어낸 개척자로 전 세계를 다니다 보니 한국인처럼 문화 예술에 뛰어난 민족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복음을 주신 목적은 한국인이 잘하는 문화 활동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다. 언어 민족 종교 등 모든 벽을 넘어갈 수 있는 게 문화다. 얼마 전 BTS 멤버가 파리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려고 전 세계에서 오지 않았나. 이 체험관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이 문화 안에 숨겨진 기독교적 의미 가치관 등을 알게 되고 결국 복음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단지 좋아서 동료들과 했던 통기타가 시간이 지나 하나의 문화가 됐듯이 체험관도 아이들이 재미있어서 왔다가 의미까지 깨달을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기독교를 ‘체험’한다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은 무엇인가
△우창록 공동의장=아직도 우리 인식에서는 종교 활동하면 예배만 생각한다. 사실 기독교 신앙생활 전반으로 보면 예배는 전체 중 한 부분이고 성도들은 일상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기독교 문화 중에 기도원 같은 좋은 체험도 있지만 신앙이 있는 사람만 가게 되는 게 사실이다. 사실 문화 속에 종교도 들어가 있고 종교 활동 중에 문화도 끼어 있는 복합적인 건데 이것을 다 연계하는 기독교 체험관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은 템플스테이를 하거나 경치를 보러 사찰에 가지만 비기독교인이 기도원에 가지는 않지 않나. 이 체험관은 비기독교인에게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선교와 전도 활동의 공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체험관은 일부 단체의 사역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프로젝트가 되고 자산이 돼야 한다.
-체험관 시설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콘텐츠로 채워지나
△송 사무총장=유현준 건축가가 체험관 설계를 맡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전체적인 콘셉트는 ‘쉼’이다. 일부 공간은 스마트폰 전파도 터지지 않게 할 예정이다. 유 건축가가 담 하나 창문 하나도 허투루 그리지 않으면서 체험관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아마 건물만 보러 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내부에는 세미나실 식당 숙소 등을 갖춘다. 그동안 하이패밀리가 세운 외부 시설이나 ‘영성의 길’ 같은 양평의 자연경관 외에도 하이패밀리 정체성인 ‘가정 회복’부터 ‘웰다잉 교육’ ‘신체 활동을 통한 치유’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독교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다. 최종 목표는 체험관이 이곳 하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하고 한 개의 실로는 천을 짜지 못한다. 조직위원회는 제2, 제3의 체험관이 나타나는 것을 목표로 가을부터 500억을 목표로 모금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관광 양평’의 기치를 내건 양평에서 시작된 이 일이 한국교회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