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찾아온 아이들이 복음의 중요성 깨닫는 공간 될 것”

입력 2024-07-30 03:06
기독교문화체험관 조직위원회 우창록 공동의장, 윤형주 조직위원장, 송길원 사무총장(왼쪽부터)이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체험관 의미와 목표에 대해 좌담을 나누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내년 연말 경기도 양평에 기독교문화체험관(이하 체험관)이 세워진다. 체험관은 계란형 예배당 청란교회와 150만자 분량의 성경 구절을 벽에 새긴 ‘케이(K)-바이블’ 등 색다른 기독 문화를 만들어온 하이패밀리의 콘텐츠를 활용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체험관조직위원회 윤형주 위원장, 우창록 공동의장, 송길원 사무총장을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만나 체험관의 의미와 목표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체험관을 건립하게 된 계기는

송길원 사무총장(송 사무총장)=한류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그동안 한국의 문화를 주도해온 기독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이 없나 고민이 많았다. 케이-바이블이나 역대 대통령 성경 전시회, 선교사 캐리커처 등 영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기독교 문화를 개발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체험관 건립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셨다. 하이패밀리 콘텐츠를 본 공무원들이 이 좋은 부지에 체험관을 세워 많은 사람이 방문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줬고 여러 해 준비 끝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0억원 지원도 받았다. 기독교가 박물관이니 기념관이니 수동적으로 관람만 하는 문화 개발에 멈춰있을 때 불교나 가톨릭은 젊은 세대를 끌어안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다. 이제 기독교도 다음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사업이 시작됐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한 체험관 조감도. 유현준건축사무소 제공

-문화의 파급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기독교 문화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7080 문화를 주도했던 사람으로서 문화의 중요성을 어떻게 보나

윤형주 조직위원장=통기타 문화를 만들어낸 개척자로 전 세계를 다니다 보니 한국인처럼 문화 예술에 뛰어난 민족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복음을 주신 목적은 한국인이 잘하는 문화 활동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다. 언어 민족 종교 등 모든 벽을 넘어갈 수 있는 게 문화다. 얼마 전 BTS 멤버가 파리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려고 전 세계에서 오지 않았나. 이 체험관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이 문화 안에 숨겨진 기독교적 의미 가치관 등을 알게 되고 결국 복음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단지 좋아서 동료들과 했던 통기타가 시간이 지나 하나의 문화가 됐듯이 체험관도 아이들이 재미있어서 왔다가 의미까지 깨달을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기독교를 ‘체험’한다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은 무엇인가

우창록 공동의장=아직도 우리 인식에서는 종교 활동하면 예배만 생각한다. 사실 기독교 신앙생활 전반으로 보면 예배는 전체 중 한 부분이고 성도들은 일상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기독교 문화 중에 기도원 같은 좋은 체험도 있지만 신앙이 있는 사람만 가게 되는 게 사실이다. 사실 문화 속에 종교도 들어가 있고 종교 활동 중에 문화도 끼어 있는 복합적인 건데 이것을 다 연계하는 기독교 체험관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은 템플스테이를 하거나 경치를 보러 사찰에 가지만 비기독교인이 기도원에 가지는 않지 않나. 이 체험관은 비기독교인에게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선교와 전도 활동의 공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체험관은 일부 단체의 사역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프로젝트가 되고 자산이 돼야 한다.

-체험관 시설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콘텐츠로 채워지나

송 사무총장=유현준 건축가가 체험관 설계를 맡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전체적인 콘셉트는 ‘쉼’이다. 일부 공간은 스마트폰 전파도 터지지 않게 할 예정이다. 유 건축가가 담 하나 창문 하나도 허투루 그리지 않으면서 체험관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아마 건물만 보러 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내부에는 세미나실 식당 숙소 등을 갖춘다. 그동안 하이패밀리가 세운 외부 시설이나 ‘영성의 길’ 같은 양평의 자연경관 외에도 하이패밀리 정체성인 ‘가정 회복’부터 ‘웰다잉 교육’ ‘신체 활동을 통한 치유’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독교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다. 최종 목표는 체험관이 이곳 하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하고 한 개의 실로는 천을 짜지 못한다. 조직위원회는 제2, 제3의 체험관이 나타나는 것을 목표로 가을부터 500억을 목표로 모금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관광 양평’의 기치를 내건 양평에서 시작된 이 일이 한국교회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