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업은 김민석, 정봉주 맹추격

입력 2024-07-29 03:1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28일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지역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득표율 88.87%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명심(明心)’을 등에 업은 4선 김민석 후보가 선두 정봉주 후보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두 후보의 수석최고위원 경쟁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 투표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27~28일 진행된 부산·울산·경남 및 충남·충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누적 2위(득표수 3만1504표·득표율 17.16%)로 올라섰다. 정 후보(득표수 3만4942표·득표율 19.03%)는 여전히 선두를 지켰지만, 두 후보의 격차는 2% 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사실상 공개 지원한 것이 김 후보의 약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가장 먼저 김 후보를 초대해 “(김 후보가) 당대표 선거를 실제 총괄하고 계시고, 4선 의원이라 최고위원 나올 상황이 아니다”며 “(당원들도) 무슨 역할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당내에서는 ‘명심’을 등에 업은 김 후보가 주말 경선에서 정 후보를 역전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정 후보의 초반 돌풍도 쉽게 꺾이진 않았고, 전반부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두 후보 간 경쟁이 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수석 자리의 향방은 당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호남지역 경선 결과까지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투표권이 있는 권리당원 124만2240명 중 호남 당원 비중은 33.32%(41만3875명)에 이른다.

한 재선 의원은 “김 후보를 수석으로 만들어 달라는 ‘명심’에 당원들이 호응하긴 했지만 정 후보 지지세가 생각보다 강하다”며 “호남 선거 결과가 중요해졌다”고 내다봤다. 다른 중진 의원은 “‘강경한 싸움꾼’을 선호하는 호남 민심이 이 후보의 ‘오더’에 반응할 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누적 득표율 90.41%(8만2992표)로 압도적인 독주를 이어갔다. 김두관 후보는 누적 8.36%에 그쳤다.

한편 김두관 후보는 이날 충북 연설회에서 당원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전날 부산에서 한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병주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열성 당원들을 모독했다”고 공세를 폈다. 정 후보도 “분열적 발언을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진짜 분열은 다양한 목소리를 막고 배타적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이라고 맞받았다.

이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