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스마트폰 전환지원금 ‘오리무중’… 총선 때만 ‘반짝’이었나

입력 2024-07-29 10:01 수정 2024-07-29 17:15

28일 SK텔레콤에서 삼성전자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6 512GB를 구매할 경우 2년 약정 시 단말 할인(공시지원금+전환지원금+추가지원금) 혜택은 17만2500원이다. 요금의 25% 할인을 받는 선택약정 할인은 월 8만9000원 요금제 사용 시 2만2275원씩 총 53만4600원을 할인받는다. 단말 할인보다 36만2100원 더 혜택이 있다.

반면 폴더블폰 전작인 갤럭시 Z폴드5를 같은 요금제로 구입할 경우에는 단말 할인이 더 유리하다. 단말 할인은 75만4400원이지만 요금할인 혜택은 53만4600원으로 약 22만원 차이가 난다. 기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에 더해 지난 3월 정부가 도입한 전환지원금(17만6000원)이 합쳐진 결과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Z플립6·폴드6가 이달 정식 출시됐지만 이동통신 3사의 전환지원금은 아직 책정되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은 출시 시점이 일정 수준 지난 기종을 중심으로 전환지원금을 제공할 공산이 크다. 통신비 부담 완화 목적으로 도입된 전환지원금이 제도 도입 후 첫 신제품부터 제기능을 못하는 셈이다.

이날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갤럭시 Z플립6·폴드6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5000원 수준으로 정했지만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교체할 때 지급하는 전환지원금은 결정하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환경이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유보 입장이다.

전환지원금은 이통사 간 경쟁 유도를 통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자 시행한 제도다. 정부는 정책 발표 당시 삼성전자의 최신 모델인 갤럭시 S24의 사례를 들어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합쳐 최대 100만원가량의 단말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출시된 첫 신제품부터 전환지원금 무용론이 나온다. 갤럭시 S24에 대한 전환지원금은 최대 32만원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선택약정 할인을 선택하는 게 유리했다. 제도를 만들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 공백 사태 등 잡음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이를 뛰어넘는 지원금을 무리해 책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신사들은 단말기 가격을 상대적으로 쉽게 내릴 수 있는 신제품 이전 기종에 지원금을 더 많이 책정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환지원금 도입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은 물론이고 기존 모델에 대한 전환지원금 혜택도 단말기 교체 수요를 자극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체적으로 번호이동 수치가 유의미하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9월 애플의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전환지원금 확대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책의 성패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