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밤 사이 최저기온이 역대 최고 기록을 상회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분간 쉽게 잠을 이루기 어려운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숨막히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역대급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의 무더위 사태가 6년 만에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밤부터 28일 오전까지 지역별 밤 최저기온은 서울 27.3도, 김포 28.9도, 전북 정읍 28.4도, 경북 포항 27.5도, 충북 청주 28.0도 등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에선 전날 오후 6시~오전 9시 사이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경남 창원과 경기 파주 등은 27일 밤이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으로 기록됐다. 창원의 27일 밤 최저기온은 28.3도로, 7월 일 최저기온으로는 해당 지역에서 관측이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충남 보령(28.2도)과 경기 파주(26.7도), 전북 정읍(28.0도), 충남 서산(27.6도), 인천 강화(27.3도) 등에서도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가 경신됐다.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열대야를 겪은 날은 전국 평균 4.9일로, 지난 30년간 평균 열대야 일수인 1.8일보다 3배나 길다. 역대급으로 더웠던 2018년 같은 기간 열대야일(4.1일)보다도 0.8일 가량 긴 수치다.
역대급 7월 더위는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두 개의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부터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겹쳐 고온다습한 공기가 두껍게 형성돼 있다.
무더위는 이번주 내내 이어진다. 기상청은 29일과 30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을 22~29도와 23~29도, 낮 최고기온을 각각 28~36도와 29~35도로 예보했다.
전국 곳곳에 이따금 소나기가 오겠지만 무더위가 해소되진 않겠다. 예상되는 비의 양은 2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5~40㎜, 29~30일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에 5~10㎜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으로 매우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등에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