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남용땐 더 악화… 충분한 수분 섭취·운동 필요

입력 2024-07-30 11:26

최근 국제 통계에 의하면 노인 5명 중 1명이 변비를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약물 남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배변 횟수가 주 3회 미만이고 단단한 대변 때문에 배출이 어려우면, 그리고 충분히 배변이 됐다는 느낌이 없다면 변비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배변을 하지 않더라도 변이 단단하지 않고 대변 배출에 문제가 없으면서 잔변감이 없다면 변비가 아니다.

노인에게 변비가 흔한 이유는 다양하다. 나이 들면서 장의 감각이 줄어들고 골반 저근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고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당뇨 등 노인에게 흔한 질병도 변비의 원인이다.

흔히 만성 변비가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다만 대장암과 같은 장내 종양이 대변 배출을 어렵게 해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변비가 지속하면 대장의 종양 유무도 확인해야 한다.

또 칼슘 성분 등을 포함한 제산제, 고혈압약, 진통제, 이뇨제, 항우울제, 파킨슨병 치료제, 철분제 등 노인들이 자주 복용하는 약제들 일부가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수분·섬유질 섭취, 신체 활동이 부족해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만성 변비를 잘 치료하지 않으면 치열, 치핵, 단단한 변으로 장이 막히는 증상, 직장 탈출, 변실금, 게실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변비 치료제로는 대변에 수분량을 늘려서 변을 부드럽게 만들거나 장의 근육을 자극해서 대변 이동을 쉽게 해 주는 약제 등이 있다. 관장이나 바이오피드백 훈련도 변비 치료에 사용된다.

변비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정제된 음식을 줄이면서 섬유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장 운동을 자극하는 걷기 등을 자주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가능한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도록 노력하고 억지로 배변 욕구를 참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변비 증상과 함께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변에 혈액이 섞이고 가스 배출이 힘들면, 또 지속적인 복통, 발열, 구토, 체중 감소가 생기면 의사 진찰을 받아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약물 남용 위험 때문에 노인 변비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들이 운동, 식이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인 건강정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전 강북삼성병원장·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