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해리스, 트럼프 1%p차 초접전 양상… ‘예측불허’

입력 2024-07-27 00:30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연설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사진)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28일(현지시간)이면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백인 고령 남성 간의 맞대결로 지루하게 전개되던 미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59세 여성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요동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승리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 할 것”이라며 해리스 지지 선언을 했다.

25일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칼리지의 22∼2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7%를 기록해 48%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달 초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6% 포인트 차로 뒤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 동안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안정적으로 앞섰다. NYT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도는 43%를 넘어선 적이 없다. 하지만 해리스로 후보가 바뀐 뒤로 트럼프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트럼프 49%, 해리스 46%로 나타났다. 공영매체 NPR과 PBS가 마리스트와 공동으로 22일 벌인 여론조사도 트럼프 46%, 해리스 45%로 집계됐다.

해리스 부통령의 약진에는 민주당 결집, 젊은 층과 유색인종의 지지가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가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8∼29세, 30∼34세 유권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각각 40%였다. 이 연령대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48%, 50%로 더 높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18∼29세 56%, 30∼34세 46%로 나왔다. 히스패닉계 유권자에게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졌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57%로 트럼프 전 대통령(38%)을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의 조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2월 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52%였으나, 이달 22∼24일 조사에선 해리스 지지율이 60%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이 연령대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8%에서 40%로 떨어졌다.

대선 승부처인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은 아직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 CNN은 “흑인과 라틴계,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강한 매력을 지닌 해리스 후보는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선벨트 경합주에서 바이든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직전까지 거의 모든 경합주에서 뒤지고 있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흑인 거주자 비율이 높고, 애리조나와 네바다는 주민의 약 30%가 라틴계”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젊은 층과 유색인종의 투표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