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주식 논란 이숙연 “요즘은 돌반지 대신 주식 사줘”

입력 2024-07-26 05:03
KBS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는 25일 두 자녀가 각각 8세, 6세 때 가족기업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것과 관련해 “요즘엔 아이들 돌이나 백일에 금반지 말고 주식을 사준다”고 말했다. 해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이 후보자는 결국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자녀들의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에 관한 질의가 집중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와 배우자, 두 자녀가 이 후보자 남편의 형이 대표로 있던 버스운송회사 비상장주식을 2006년 사들인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이 업체 주식을 통해 모두 7억7000여만원을 배당받았다. 백 의원은 “2년 만에 배당금으로 원금이 다 회수됐고 매각해 13배 수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주식 매수를 통한 경영권 방어와 투자 목적이 있었다”며 “시숙이 사모펀드에 경영권과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아이들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며 “이를 편법 증여로 폄하하면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는 부모의 마음은 다 비난받아야 하는 건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업하는 분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싶다”(김기표 민주당 의원), “잘못을 인정해서 기부한다고 해놓고 이런 답변이 맞느냐”(허영 민주당 의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에 대한 말을 해서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장녀의 화장품 업체 A사 비상장주식 거래와 관련해서는 “대전에서 근무하느라 집안에 소홀했던 때 배우자가 무리한 거래를 해 나중에 알고 놀랐다. 원망도 많이 했고 갈등도 있었다”며 사과했다. 장녀는 2017년 아버지에게서 받은 900만원을 보태 A사 주식 1200만원어치를 샀다. 지난해 아버지에게 팔아 3억8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얻었다. 63배 차익을 거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남편이 늦게 본 딸자식에게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마음에 조급해서 잘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10여년 전부터 기부해왔고 최근에도 추가 기부를 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A사 주식 등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자 지명 전까지 기부를 완료·약정한 금액은 53억여원이다. 이 후보자는 전날 배우자와 장녀가 소유한 화장품 업체 A사의 비상장주식 37억원 상당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