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이 끌고 전장이 밀고… LG전자도 역대급 실적

입력 2024-07-26 08:32

LG전자가 역대 2분기 중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전장(자동차 전자장치·VS) 사업이 동반 성장한 결과다. 향후 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트리플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기업가치 7배 이상)’ 달성에 있어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조기 안착이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약 1조원을 훌쩍 넘긴 수치다. 매출은 21조69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다. 당기순이익은 6295억원으로 222.3% 늘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과 성장 궤도에 오른 전장 사업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H&A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6944억원을 기록했다.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 수요 확대에 맞춰 라인업과 가격대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형 가전 구독 사업 매출 비중이 20% 이상을 넘어서며 영업이익률 확대에 기여했다.

VS사업본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프리미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은 최대치를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인 인포메이션과 다양한 오락거리를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차량 관련 통합시스템을 뜻한다.

실적 버팀목인 TV도 선전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주력 상품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유럽 지역 수요 회복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올랐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등 원가 상승 요인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다.

LG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장기 비전인 트리플7 달성을 위해선 B2B 성장 속도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가전 사업에선 연간 영업이익률이 7%를 넘어서기 힘든 탓이다. 반면 B2B 사업은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다.

현재로선 B2B 중심의 체질 개선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발열을 잡을 냉난방공조(HVAC)가 부각된 가운데 LG전자는 이미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제조 노하우에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첫해 외부 수주가 3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2030년까지 B2B 매출 비중을 40%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올 상반기에만 B2B 비중은 35%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